눈이 아파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에게 안동의 한 약국에서 피부병 치료약을 조제해 줘 말썽이 되고 있다.

5일 주민 지모(53·여·태화동)씨에 따르면 지씨는 최근 통증과 함께 눈앞에 날파리 같은 것이 어른거리는 증상으로 지난달 27일 시내 J병원 안과에서 처방전을 받은 뒤 인근 T약국에서 조제한 안약을 받았다. 지씨는 지난 1일까지 5일 동안 약국에서 받은 안약을 투약했지만 차도는커녕 오히려 뻑뻑한 이물감과 함께 급속도로 시력이 감퇴되는 부작용이 왔다고 말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지씨는 쓰다 남은 안약을 검토의뢰한 결과 피부병에 사용하는 약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지씨가 사용하다 남은 이 약은 `메타파손겔`로, 습진, 두드러기, 피부염 등 피부병에 사용하는 외용 스테로이드 연고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용기 표면에는 `1일 2회 투약`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했다.

안동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이 약 용기는 겉보기에 눈에 투여하는 안약 용기와 비슷해 자칫 혼동될 수 있다” 며 “만약 눈에 장기간 투약했다면 결막염 등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어 전문의의 치료가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지씨는 이런데도 약국에서 부실하게 다뤄 안약으로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지씨가 받은 약은 모두 8일 분이었지만 조제 받은 약 겉봉지에는 3일 분이라고 적혀져 있기도 하다고 했다.

뒤늦게 투약을 중단한 지씨는 지난 3일 약국을 찾아가 항의했으며, 약국 측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지만 나중에 발을 빼 지씨는 6일 안동경찰서에 고소장을 내겠다고 했다.

T약국 관계자는 “8일 분량으로 조제한 약 겉봉지에 3일 분량으로 적은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당시 기록된 녹화 장면을 아무리 살펴봐도 누가 잘못했는지 판별할 수가 없었다” 며 “어쨌든 해당 고객을 찾아 사과와 함께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