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강업계가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 강철이 3개월만에 주요 철강재 가격인상을 예고하면서 중국발 철강재 가격인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오산강철이 오는 9월 출하분부터 열연강판은 t당 60위안(9달러), 냉연강판은 120위안(18달러), 용융아연도금강판은 150~220위안(22~30달러) 등으로 판재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바오산강철은 매달 중순 다음달 철강재 가격을 결정해 수요업계에 알리고 있다. 이처럼 주요 판재류 가격을 올린 것은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는 철광석, 유연탄 등 원료 가격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늘어난 데다, 하반기에 자동차·건설업 등 수요업계의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

특히 자동차 제조에 사용되는 냉연강판 가격을 열연강판 대비 2배 이상 올린 것은 4분기 자동차업의 경기가 전분기 대비 나아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오산강철이 가격인상을 전격 결정하자, 경쟁업체인 우한(武漢)강철도 9월 출하분부터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인상폭은 열연강판이 t당 50~100위안, 냉연강판이 120위안, 용융아연도금강판이 50~130위안 등으로 바오산강철과 유사하다. 또 다른 경쟁업체인 안산(鞍山)강철도 곧 가격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연이은 가격인상 발표에 국내 철강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원료 공급업체와의 협상을 거쳐 내달 10일 이후 4분기(10~12월) 철강재 가격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철광석 등 원료 수입량이 워낙 많아 `세계 원료의 블랙홀`이라고 불리는 중국 철강업계가 가격인상을 단행한다면, 한국 철강업계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작년 조강 생산량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그만큼 원료 소비량과 수입량도 많다는 소리다. 중국 철강업계가 원가부담과 수요업계 경기회복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국가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말 기준 세계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세계 철강업계의 조강 생산량은 1억4천135만t이었으며, 이중 중국은 6천267만t으로 44.3%를 차지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판재류 가격을 t당 16만원 올린 이후 그동안 가격인상은 없었다”며 “업계 전반으로 가격인상에 대한 필요성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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