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교실 치매검진 풍물 마술 등 다채
市 556곳 35억원 지원… 웃음꽃 만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어느 평일 오후 남구 대잠동의 한 경로당.

어르신들이 노래반주기에 맞춰 노래삼매경에 빠졌다. 강사의 유쾌한 농담과 능숙한 진행에 웃음꽃이 만발한 어르신의 얼굴은 세월을 거슬러 이웃집 젊은 아줌마 시절을 연상하게 했다.

포항시가 지원하는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신나는 노래교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포항시에 등록된 경로당은 모두 556곳. 올 한해 경로당에 지원되는 예산은 35억원이 넘는다.

고령화로 노인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시점에서 경로당을 예전처럼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나 하며 시간을 때우는 곳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노인들의 올바른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와 많은 지자체는 마을마다 설치된 경로당에서 그 해법을 찾고 있다.

그 결과 경로당은 단순 오락공간의 기능을 넘어 노인들을 위한 문화, 복지, 교육, 여가, 건강증진의 장(場)의 역할을 넘어 홀몸노인을 보호하고 안부를 확인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05년 시범적으로 경로당을 순회하며 수지침, 이미용서비스, 합창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금은 시와 보건소, 구청에서 노래교실, 요가, 건강체조, 치매검진, 만성질환교육, 한방기공, 웃음치료, 경기민요, 단전호흡, 기체조, 종이접기, 국악, 풍물, 마술, 민요, 장구, 발마사지, 가야금병창, 자장면봉사, 스포츠마사지,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원봉사단체와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제공하고 있다.

특히 보건소와 건강보험공단은 노인인구증가와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으로 의료비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상황을 주목하고 치료보다 예방프로그램 도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지해 질병예방,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대한노인회 포항시지회에 경로당 프로그램관리사를 배치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발굴·연계하고 각 경로당에 지원되는 프로그램을 관리·조정하고 있다.

여기에 포항시에 배치된 85명의 홀몸노인생활관리사들의 활동을 통해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에게 생활교육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저출산고령화대책과 김홍열 과장은 “현재 경로당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확대되고 다양화되고 있지만 556곳의 경로당마다 특히 읍면지역의 원거리에 소재하고 있는 경로당에도 정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예산과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황이다”며 “그러나 노인 여가문화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는 현 시점에서 보다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사회의 자원을 더욱 많이 개발해 경로당여가문화 프로그램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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