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호박꽃 순정` 7개월 끌어오며 사랑받아

“일일극 두 편에 연달아 출연하고 나니 아주머니들껜 제가 아이돌 스타가 됐어요.(웃음) 시장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제 엉덩이부터 투닥거리세요.”

탤런트 이청아(27·사진)가 큰 산을 하나 넘었다.

지난 13일 막을 내린 SBS 일일극 `호박꽃 순정`의 타이틀 롤인 순정을 맡아 7개월간 달려온 그는 “무척 어려웠지만 끝내고 나니 보람되고 시원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청아는 “사실 처음에 시놉시스를 봤을 때는 순정이가 처한 상황이 너무 가혹하고 끔찍해서 안 하고 싶었다. 또 학교(한양대) 마지막 학기를 수강해야 하는 문제랑도 겹쳐 출연을 못할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배종옥 선배님이 순정의 엄마 역을 맡았다는 사실을 알고 두말하지 않고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종옥 선배님 때문에 출연했고 선배님 덕분에 정말 많이 배우고 얻었다. 연기가 엉키고 막힐 때는 직접 댁으로 불러 지도도 해주셨다”며 “선배님의 강렬한 에너지가 내게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긴 작품을 끝냈지만 힘들기보다는 여기서 얻은 에너지를 토대로 얼른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연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호박꽃 순정`은 친딸까지 부정하는 준선의 끝 모를 욕망과 악행 때문에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드라마는 오후 7시대 시청률 1위를 달리며 인기를 끌었고, 덕분에 순정이 이청아도 시청자의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막장 드라마라고 비난하는데, 시청자들은 확실히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쉽게 겪을 수 없는 일들을 드라마에서나마 보면서 얘기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실도피도 하고 한편으로는 재미도 찾는 것 같아요. 물론 청소년들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지만, 성인들은 드라마의 안 좋은 점들은 알아서 걸러 보시는 것 같아요.”

이청아는 `호박꽃 순정`에 앞서 지난해에는 KBS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에 출연하며 주부들의 마음을 얻었다. 홀어머니(심혜진) 밑에서 자란 속 깊은 아가씨 역이었는데, 어린 시절 실종된 줄 알았던 아버지와 20여 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하는 내용이 그려지며 역시 간단치 않은 운명을 소화했다. `호박꽃 순정`을 연기하는 데 전작의 경험이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다함께 차차차`에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알았기 때문에 그리움이 100이었다면, `호박꽃 순정`에서는 친부모에 대한 감정이 그리움에서 출발해 원망을 거쳐 안타까움으로 전환됐다”며 “두 작품 모두 일일극이고 쉽지 않은 캐릭터라 힘들었지만 잇달아 소화하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