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의 결혼과 이혼, 뒤늦은 위자료 소송과 갑작스러운 소취하 등으로 관심을 모아온 이지아가 처음으로 직접 심경을 밝혔다.

이지아는 1일 밤 10시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부모님께 그리고 저로 인해 고통받으면서도 저를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모든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히고 소 취하와 관련한 합의설에 대해서는 “소를 취하하며 그 어떤 합의도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제 이 논쟁은 서로를 깍아 내리기만 할 뿐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긴 시간이 예상되는 이 논쟁에 지금까지의 제 인생 그리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앞으로의 저의 시간과 삶, 제 주변의 모든 분들과 팬 여러분 그분들의 소중한 마음 까지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소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며 더 이상 둘만의 논쟁이 아니게 되었다”며 “어쩔 수 없이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게 될 앞으로의 과정이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할 수 없이 두렵고 가슴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상실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저의 진심이 전해지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 취하 전후로 소속사와도 연락을 끊었던 이지아는 “지난 열흘은 제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겨운 시간들이었다”며 “너무나 많은 추측들이 있어 이제는 직접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글을 쓴다. 하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가슴 속 깊은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많이 두렵고 망설여진다”고 토로했다.

서태지와 2006년 이혼한 그는 “2006년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마무리했던 이유는 어서 빨리 모든 상처를 잊을 수 있기만을 바랐기 때문이었고 그때는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처는 더 깊어만 갔고 제가 굳게 믿었던 진실과 약속들이 깨어지며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며 “늦게나마 저의 삶을 찾아 배우가 되었지만 온전한 `나`로 살아올 수 없었던 시간만큼 불분명한 과거에 대해 수많은 오해와 억측에 부딪치며 남몰래 수없이 울고 또 울었다.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을 열어 힘들다고 외치고 싶고 위로도 받고 싶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고, 기댈 수 없는 외로움을 삭히며 제 인생의 반을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지아는 소송으로 인한 파장이 이렇게 클줄 몰랐고 그로 인해 소를 취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4년간 비밀을 간직한 채 자신을 숨기고 살아야했던 것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던 그 사람의 뜻을 존중하고 따랐던 것이었다”며 “그것이 사랑이라 믿었던 저는 부모님도 제 자신도 버리고 살았던 것이다. 제가 선택한 그 길이 제 자신을 상처 내고, 고통받게 하고 무의미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서태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이었지만 믿음과 희망으로 사랑을 했고, 그 나이에 가져야 할 소중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지만 단 한번도 그 사랑에 대해 가슴이 아닌 머리로 계산한 적 없었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2000년 서태지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한동안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듯하다.

그는 “세상에 대해 알기도 전에 숨겨져야 했던 제 존재가 저의 인생에 끼친 영향과 상처는 말로 전달되고 글로 표현될 수 있을 정도의 크기가 아니었다”며, 본명과 나이를 숨기며 살았던 시간에 대해서는 “여러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정체성의 혼란에 시달리며 늘 마음을 졸여야 했고, 사람들에게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솔직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가설 수 없었기 때문에 차갑고 진실되지 못한 사람이라는 오해도 받으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룰 수 없어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지아는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 오랜 바람이었지만 이미 너무 긴 시간 동안 숨겨지며 살아온 탓에 내 자신이 드러나고 밝혀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무섭고 두려웠다”며 “하루라도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서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과 지인분들의 소중한 마음에 보답하고 싶지만 자꾸 약해지고 주저앉는 제자신 때문에(힘들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