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4억여원 정부 지원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요 충족
방학중 학생들 수준별 선택 수업

포항시 북구 우현동 산자락에 자리잡은 벽산학원(이사장 강석호 국회의원) 포항영신고등학교(교장 백운령).

겨울 방학 중인데도 전교생이 각기 자기 수준에 맞는 교과목 강의가 열리는 교실을 찾아다니며 보충학습을 하느라 분주하다. 마치 서울 유명 학원의 단과반 강의실을 연상시킨다.

영신고는 `모든 교육활동은 학교안에서`란 교육목표를 내걸고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착실히 진행해 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영신고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사교육없는 학교`로 선정됐다. 포항시내 23개 공사립 고등학교 가운데 유일하다.

사교육 없는 학교는 정교육과정과 방과 후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맞춤형 교육을 제공,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자는 것으로 현정부가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현안사업이다.

영신고는 사교육없는 학교 지정에 따라 연간 1억4천여만원씩 3년간 4억여원의 정부지원을 받아 사교육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든 교육과정은 학교안에서

포항은 경북 최대 공업도시로 청장년층의 인구가 많아 상대적으로 교육열이 높고 이에 따른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크다.

이에 따라 영신고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하며 사교육을 통해 받는 모든 과정을 학교안에서 충실히 지도받도록 한다는 교육방침을 정했다.

사교육 근절을 목표로 교원과 학부모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을 조직하고 수업개선, 특화된 교육프로그램 개발, 교육환경개선 등 학교교육 내실화에 전력을 기울였다.

수준별 수업 강화와 수월성 교육, 기초학력 책임 지도제 등을 통해 정교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하고 학생의 수요에 맞춘 다양한 방과 후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의 사교육 수요를 학교에 흡수, 사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자체 조사결과 2009년 5월 말 기준 전체학생들의 사교육 비율이 입학전 91%에서 43%로 대폭 줄어들었고 학부모들의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90%로 나타났다.

△사교육 없는 교육 프로그램

영신고는 사교육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5대 추진 전략과 중점과제를 설정해 전교원과 학생, 학부모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충실한 정규교육과정 운영을 기본으로 해 특화된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학원수준 이상의 질 높은 교육에 학생들의 수업참가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수업료를 최대 60%까지 지원해 주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학기 및 방학 중 방과 후 학교에서 전과목 보충학습, 수준별 및 학생과 학부모 요구에 따른 맞춤식 강좌, 수준별 선택형 늘품단과반 강좌, 자격증 대비 특기적성 강좌 등 다양하다. 특히 방학 중 방과 후 학습의 수준별 선택형 늘품단과반의 경우 무학년제 강좌를 포함해 29개 강좌가 개설돼 운영되고 있으며 수강률이 전교생의 86.6%에 이르고 있어 사설학원을 방불케 한다.

이 같은 교육은 교사들의 열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진행하기 어렵다. 교재개발과 방과 후 별도 강의 등에 따른 교사들의 과외부담 때문에 대다수 공립고교의 경우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 학교 교사들은 정규교육과정은 물론 방과후 학교 운영에 따른 자체교재를 개발하고 1인 1강좌 개설을 원칙으로 학생지도에 열과 성을 쏟고 있다.

백운령 교장은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은 공교육이 제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공교육이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고 이에 따른 교육성과를 만들어내면 자연스럽게 사교육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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