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올리브컴 인터내셔널 포항출신 허정 대표이사
(주)올리브컴 인터내셔널 포항출신 허정 대표이사
  • 이창형기자
  • 등록일 2011.06.12 20:58
  • 게재일 2011.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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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고향은 점점 더 그립고 선명해”

허정 (주)올리브컴 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했던 시절, 청운의 꿈을 품고 상경한 대구경북 출향인들에게는 몸뚱이 하나만이 유일한 밑천이자 재산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했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벼슬길에 오르지도 못했다. 다만, 밤낮없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것만이 금의환향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면서도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은 경상도 촌놈들의 억척같은 끈기와 인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인고의 세월이 지나면서 이젠 어엿한 성공 CEO가 됐다. 경북매일은 700만 재경 대구경북 출향인 가운데 대한민국의 어엿한 CEO로서 괄목할만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구경북 출향인-화제의 CEO`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젊은 나이에 국내 전시·공간연출 전문가로 인정 받아

“경험 토대로 지역의 특색살린 `테마파크` 연출하고파”





포항출신의 허정(許正), 그의 나이는 44살이다. 아직 젊다. 하지만 그에게는 카리스마가 있다. 그의 직업에 대한 신념과 열정이 고스란히 두 눈동자에서 느껴진다. 박물관 얘기만 나오면 거침이 없다. 대한민국의 전시물(컨텐츠)과 공간연출을 주로 하는 업계 빅 10 중 서너손가락 안에 드는 전문 CEO다. 턱수염을 기르고 항상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게 그의 심벌마크다. (주)올리브컴 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그를 만났다.



-포항을 떠나 온지는 얼마나 되었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올라왔으니 강원도에서의 군 시절을 빼더라도 20년이 좀 넘었다. 바쁜 생활 때문에 1년에 2번 남짓 고향에 내려갔으니 이젠 거의 서울사람이 되었을 법도 한데, 사람이 그렇지 않다. 아직까지 사투리도 남아 있고…(웃음)



-서울에서의 생활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20년 넘게 살았는데도 아직 적응이 안된 것 같다. 한편으론 이렇게 고향을 그리워하며 적응 안된 채로 살아가는 게 바로 출향인들의 서울생활인 듯 싶기도 하다. 비즈니스로 만난 사람 앞에서는 어설프지만 가급적 표준말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대화 중에 가끔 걸려오는 고향 친구의 전화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질퍽한 사투리가 나오고야 만다. 전화를 끊을 때쯤 앞에 있는 사람이 묻는다. `저, 고향이 어디…?` 머쓱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고향`이라는 단어가 나오면서부터는 어릴 적 이야기들, 친구, 학창시절 이야기로 자연스레 이어지기 마련이다. 역시 `고향`이라는 건, 지역은 다를지라도 누구에게나 같은 존재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서울생활에서 가장 힘들었거나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한다면?

◆어느 하나의 사건이나 에피소드보다는, 힘들거나 혹은 보람 있는 일의 연속인 것 같다. 모든 조직의 대표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 매월 돌아오는 월급날이 가장 힘들고 반면 가장 보람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한 가정의 가장들이 나를 믿고 한달 동안 불철주야 고생한 보람을 나눠 갖는 것이다. 단순한 생계수단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금 종사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소개를 해 줄 수 있나?

◆지역마다 볼 수 있는 전시관이나 박물관이 있는데, 건축물을 제외한 전시물(컨텐츠)과 공간연출을 주 업무로 하는 직업이다. 공간디자인 관련한 직장생활을 10년 정도 하다가 창업한지는 6년 정도 되었다. 문화관광부에서 추진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도서전 주빈국관` 전시사업을 수주하면서 화려하게 업계에 데뷔를 한 셈이다. 그 이후로 국가적인 굵직한 사업들과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엑스포나 전시관들을 진행하면서 자리를 잡게 된 것 같다.



-앞으로의 포부는?

◆지금까지 해왔던 전시관이나 엑스포, 과학관 등의 경험을 살려 전시예술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테마파크를 해보고 싶다. 각 지역마다의 특색과 정체성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테마파크를 연출해 보는 것이 개인적인 포부다. 이를 위해 오래 전부터 국내외 답사나 관련 공부도 게을리 하고 있지 않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고 했던가?



-항상 턱수염에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사업 특성 상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편이라 전문분야에 대한 경력이 짧아 보이는 불이익을 당하기 싫었고, 흔하게 생긴 얼굴이다 보니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줄 필요가 있어 몇 년간 그렇게 해 온 것이 이제는 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 버렸다. 언젠가 한번은 수염을 깎고 모자를 벗고 갔더니 누군지 몰라 보더라.



-인생관 또는 좌우명은?

◆비록 입찰경쟁에서 낙선되어, 수많은 노력과 힘든 날들의 결정체인 제안서가 책꽂이 한켠으로 놓여지는 고통스런 순간에도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후회 없기 때문이다. 미련을 둔다고 달라질 것도 없거니와, 금방 잊어버리지 않고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 그 만큼 피 말리는 날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만큼 낙천적인 성격과 순발력,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전에 임하라. 이것이 좌우명이다.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향우나 포항에 있는 선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들 바쁜 생활에 시달리다 보니, 만나보면 항상 반갑고 그리워하면서도 서로 자주 연락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가끔 포항에 내려가서 친구들과 모이면, 같은 고향지역에 살고 있으면서도 자기들끼리 오랜만에 본다는 말을 듣고 어찌보면 서울과 별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지만, 곁에 있으면서 안보는 것이 멀리 있어서 못 보는 것과는 다르지 않은가.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잊혀져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그리워지고 선명해 지는 것. 그래서 고향이 좋은 것 같다. 선후배님들 얼굴 좀 보면서 삽시다.

/이창형기자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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