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보다 일부 얕게 관로 매설
주민들 “시공한 수공이 책임져야”… 수공 “협의해서 처리했다”

【울릉】 울릉군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사동리 정수장공사를 건설한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부실공사(본보 17일자 5면)에 대한 책임보다는 울릉군청에 하자를 떠넘기며 변명에만 급급하고 있다.

사동 정수장공사는 상수도시설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울릉군이 국가에서 인정한 공인 기관인 수공에 감리, 감독, 설계, 시공을 모두 맡겨 공사 준공한 뒤 시설물을 인수한다는 조건으로 계약하고 MOU까지 체결했다.

따라서 울릉군은 국가공인 기관으로 물관리에 관해 최고의 기관인 수공에 정수장건설을 맡겼고 수공은 공사 및 준공검사를 한 후 울릉군에 시설물을 넘겼다.

때문에 울릉군은 정수장시설에 대해 감독, 감리 준공검사 등을 할 기술도 없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당시 울릉군 상하수도담당이었던 권태필 현 재난상황담당은 “군은 수공에 전권을 위임하고자 정수장건설 관련 MOU를 체결, 사업이 끝난 후 시설물을 인수받았으며 우리나라 최고의 물관리 기관 책임 아래에 공사를 했는데 전문 지식이 없는 군이 끼어들 위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공은 본지가 지적한 부실시공에 대해 “울릉군수도 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개선 지원,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착수 2006년 11월 사동 정수장을 준공 울릉군에 인수인계된 시설로 하자보수 책임은 울릉군에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누수는 물론 울릉읍 사동3리 경로당 앞 섬일주도로에 매설된 관로는 설계상 1.2m인데 실제로 파헤쳐 본 결과 0.5m에 불과했고 지난 23일 누수가 예상된다고 지적한 지역에도 관로가 설계대로 매설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로 누수를 지적한 울릉읍 사동1리 모 다방 앞 섬일주도로에 매설된 관로의 경우 깊이가 0.65m에 불과해 대형차량 하루 수백 대가 운행되는 이곳의 지형적 특성으로 관로 파손으로 인한 부실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수공은 관로 매설 설계에는 1.2m로 돼 있으나 당시 울릉군과 협의해 0.5m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수도관련 공무원이었던 울릉군 관계자는 “누구와 어떻게 협의를 했는지 수공에 공문을 보냈고 관로 매설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울릉군과 왜 협의를 했으며 상식적으로 섬 일주도로 상에 매설하는 관로를 0.5m 깊이를 승인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야”고 되물었다.

유원근 상하수도 담당은 “수공이 당시는 하자가 없어 울릉군에 인계, 인수를 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하지만, 수공이 누수 된다고 파악한 지점 두 곳을 파 본 결과 설계에는 모두 1.2m로 돼 있으나 0.5~0.65m에 매설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부실시공이 명백한데도 군이 인수했기 때문에 하자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전문기관이 자치단체의 상식 부족을 이용해 엉터리 공사를 해놓고 발주처인 울릉군에 하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공기업의 자세가 아니다. 시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당시 울릉군은 상수도건설 관련 전문지식이 없어서 수공에 업무협약까지 체결했으며 울릉군이 직접 사업을 수행한다 해도 준공검사를 할 경우 어차피 전문기관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수공에 설계에서부터 감독, 감리, 준공검사를 맡겼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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