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신은 대한민국이 인구격감으로 곧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하였다. 합계출산율이 1 아래로 떨어진 나라가 세계적으로 드문 가운데, 우리나라는 놀랍게도 0.78을 기록하였다. 이는 한 세대 30년이 지나면 인구가 오늘의 39퍼센트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숫자다. 5천만 대한민국이 2063년 경이면 2천만이 되고 2093년에는 1천만도 안 되는 작은 나라가 된다. 인구가 국력의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이웃 일본이 합계출산율 1.3 이상을 버티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인구정책에 있어 우리가 큰 문제에 봉착했음에 틀림이
정치의 계절이다. 총선이 다가온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데, 국민은 혼란스럽다. 300명 국회 구성원을 바꾸는 절차일 뿐인데 온 나라가 어지럽다. 아직은 지역구도 획정해야 하고 비례대표 선출방법도 오리무중이라 국민은 마음이 산란하다. 국민은 그저 평온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안심하고 살아가는 나라를 만나고 싶은데, 정치판은 그들만의 리그에 빠져 소용돌이를 친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잔치가 이벤트 행사판이 되어 사방이 확성기 소음으로 시끄러울 예정이다. 지역이 바뀌고 살림이 나아질 기대는 저만치 가고 후보 간 표 싸움만 그득할
지나갔다, 수능이. 한 해 내내 속을 태웠던 그날이 흘러간 지 벌써 일주일이다. 수험생에겐 1년이 아니라 살아온 평생을 깎아 넣었을 그 하루를 살아낸 지금, 당신의 소감은 어떠신가. 고3 교실의 오늘 풍경은 어떨 것인지 궁금하다. 대학입시에 모든 걸 걸은 듯 보이는 우리 교육의 모습은 처연하다. 공교육의 목표가 대입은 아니라지만 현실은 언제나 같은 자리가 아니었을까.성패의 비결이 그날의 시험으로부터였음을 아는 청년들은 수능을 여전히 무겁게 만난다. 수험생뿐인가. 자녀들의 장래가 걸린 수능 날에는 부모와 온 가족이 비상이다. 고3 담
어김없이 수능의 날이 밝았다. 날씨와 상관없이 마음이 추워진다. 해마다 겪으면서도 이날은 새삼 스산하다. 청년들의 내일은 수능보다 훨씬 넓고 깊고 높다. 그럼에도 오늘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쌓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길 바란다. 실력도 답안지 위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오늘은 후회없는 하루가 되어야 한다.수능과 대학입시. 이거 너무 오래 되지 않았을까. 입시제도에 문제가 있다거나 바꾸어야 한다는 논의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수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사회가 바뀌고 저출산고령화로 인구추이도 바뀌어 학생숫자가 급격하게 줄
정치권이 뜨겁다. 국민을 생각이나 하는지 정치의 진심은 헤아릴 길이 없다. 주권은 어차피 국민의 몫,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든 눈치를 볼 까닭도 없다. 국민은 소중한 한 표로 차갑게 평가하고 분명하게 심판한다. 국민이 선거를 앞두고 가져야 할 자세를 간추려 본다.첫째, 열린 사고. 나만 옳다는 생각을 이제는 벗기로 하자. 나의 주장만 옳다는 독선이 우리에게 얼마나 어려운 시간을 가져다주었는지 우리는 모두 기억한다. 내가 맞다고 믿는 만큼 남들 생각에도 가치와 의미를 인정하기로 하자. 함께 고심하고 다 같이 만들어 가는 나라로 나아가기
506년 전 엊그제, 약관 34세 독일 청년이 세상을 바꾸었다.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의 종교개혁은 교회를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세상의 물줄기를 소용돌이치게 하였다.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교황의 부당한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개신교의 출발을 알렸다. 루터 자신은 ‘종교개혁’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본인의 소신과 하나님의 이끌림에 따라 하는 수 없이 한 일이라고 술회하였다. 1517년 10월 31일 아침에 95개의 문장으로 적어 교회 정문에 내걸었던 선언문에도 그의
학교폭력의 그늘이 짙다. 하필이면 권력의 주변에서 자녀들이 가해자로 발견되는 모습은 절망스럽다. 신체적으로 가해지는 폭력도 무섭고 두렵지만, 마음을 병들고 무너지게 하는 게 학교폭력이다. 몸에 입은 상처는 곧 아물겠지만, 마음에 입힌 상흔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가해자는 장난이었기 때문에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일을 피해자는 수십 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떠올리곤 한다. 피해자 본인도 힘들지만, 부모와 가족이 겪는 고통은 또 어떤가.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이어가기 힘들어지고 긍정적인 관계형성이 어려워진다. 학교폭력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
마음이 무너지는 일들이 발생한다. 중학생이 40대 주부를 성폭행했다고 하고, 60대 의사가 병원 간호사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했다는 게 아닌가. 동방예의지국을 들먹일 까닭은 이제 무너져버린 것일까. 사회의 맨 앞에 선 정치와 언론은 정치놀음과 정략다툼으로 날이 새는데, 건강한 사회를 향한 담론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있는 것일까.나라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경제, 안보, 문화, 산업 등 수다한 과제들 가운데 우리가 쉽게 놓치는 명제가 있다.교육. ‘백년대계(百年大計)’는 먼 앞날을 내다보며 일으키는 일인데, 오늘
혼사를 치르고 우리 집 식구임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시부모는 새 며느리 치마폭에 대추를 던져주며 아들딸 많이 낳고 건강하게 살도록 기원한다. 하필 대추였을까. 장석주 시인은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라 하였다. 한 알의 대추가 마치 태풍, 천둥, 번개와 같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끝내 이기고 견디어 검붉은 빛깔 멋진 대추를 선사하듯이, 새색시와 새신랑도 삶을 잘 헤쳐가기를 기원하면서 한 줌 대추를 안겼겠지.태풍과 천둥과
‘여기서부터 원스푸드(Once Food)거리입니다’. 무슨 말일까. 관광지로 제법 이름난 국내 어느 도시 사거리에 걸린 현수막이다. 한글로 또박또박 적힌 글이라 읽을 수는 있었지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군민 플로깅챌런지’라 큼지막하게 적은 현수막도 보인다. 영문자의 도움도 없어 아예 그 뜻을 가늠조차 못하겠다. 어느 병원은 아예 ‘Moocheok Joeun Hospital’이라 상호를 내걸었다. 찬찬히 읽어 ‘무척좋은병원’이라 새기겠지만, 이래도 되나 싶은 떨떠름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한글인가
우리 말이 위태롭다. 생각을 담아 표현하는 도구로서 우리는 언어를 사용한다. 글로 쓰고 말로 전한다. 마음에 품은 생각과 느낌을 말에 실어 전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세상에 배울 일이 많지만, 말하기와 글쓰기만 제대로 습득한다면 필요한 교육의 절반쯤은 이미 성취한 게 아닐까.품은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하고, 남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새롭게 구성하며, 품격을 싣고 안정감있게 표현하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소양이었다. 사회와 국가가 다양한 의견들을 조율하여 균형있게 발전해 가기 위해서도 공동체 구성원의 건설적인 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탄핵의 위기를 맞았다. 아들의 사업에 부적절하게 관련된 혐의가 제기되었다. 하원의장 케빈 맥카시(Kevin McCarthy)는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공권력을 방해하였으며 권력을 부패하게 한 흔적이 짙다면서 의회가 탄핵 소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또한, 그는 대통령이 가족이 부당하게 연루된 일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대통령의 심각한 일탈에 동조하며 방관하는 백악관 당국에도 심각하게 경고하면서, 미국 의회가 즉각 대통령 탄핵 절차에 돌입할 것을 요청하였다. 바이든 대
대한민국은 곧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이 인구의 20퍼센트를 넘기게 된다. 나이가 많아도 경제생활을 지속해야 하지만 일자리에서 물러난 노인들은 길을 잃는다.정부가 짊어질 복지정책 부담도 재정적인 면에서 가볍지 않다. 고령화는 저출산과 맞물리면서 전반적인 인구구조의 변화를 초래하면서, 지역에는 급격한 인구감소를 빚어내 지역소멸의 위기감마저 가지게 한다. 인구위기는 남북한을 가리지도 않는다.2070년이 되면 남한은 3천600만, 북한은 2천400만 인구로, 2021년 대비 각각 70%와 90% 수준으로 줄어
처서(處暑). 여름을 지나 더위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그렇게 불렀다고 했다. 예년에는 늘 그랬다. 처서를 지나 백로가 코앞인데 기온은 아직 고공행진이다. 2차 장마 소리도 들린다.세계기상기구(WMO)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한 달이었다. 가장 뜨거웠던 계절이 아직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어느덧 8월의 마지막 날이지만 가을은 더디 오는가 싶다.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라 부르더니 이제는 기후재난이라 적는다고 한다.폭염과 홍수, 폭우와 가뭄, 폭풍과 한파, 산불과 허리케인 등 기후가 초래하는
나라가 병들었다. 무고한 사람을 까닭도 없이 죽이고 해치는 일이 기승을 부린다. 이를 바라보는 정부의 대책은 또 어떤가. 문제의 근본부터 뿌리를 뽑겠다는 대통령의 생각이 ‘엄정한 처벌’에 머물고 있다. 장갑차가 등장했었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논한다. 벌어진 폭력은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엄정하게 대처하여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생각도 틀리지 않는다. 이미 벌어진 범죄를 두고 형벌로 다루겠다는 건,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생각 가운데 하수(下手)다. 하필 이 여름에 이런 일들이 줄을 이어 발생하는지 그 까닭을 살펴야 한다. 날이 덥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지나갔다. 낯선 이름의 국제행사에 대통령까지 관심을 보이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정부가 깊이 관여하였다. 스카우트운동은 민간사회운동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인 수련활동이기는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보통사람들의 자발적인 사회운동이다. 주로 야외활동에 방점을 두고 진행되는 다양한 운동의 결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존능력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역량을 증진하며 공동체를 위한 봉사정신을 함양하게 된다. 필자의 오랜 해외경험에 비추어도 스카우트운동에 정부조직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일은 그리 자연스러운 현상이
세계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세계 각국의 인재유치매력도 순위를 발표하였다. 어디서 공부하고 준비하였든 젊은 인재들이 소양과 재능을 펼치며 일하고 싶은 나라의 순위를 매겼다. 대한민국은 조사대상 63개국 가운데 49위에 그쳤다. 나름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이같은 조사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점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2022년 결과인데, 이전보다 여덟 계단이나 떨어졌다고 한다. 미국이 4위, 일본이 27위, 호주가 14위라 하고, 그나마 중국이 우리보다 아
문과와 이과는 누가 갈라놓았을까. 문과형 인간과 이과형 인간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초중고 공교육 과정을 지나면서 우리는 문과와 이과 가운데 선택을 한다. 그 기준은 무엇이엇을까. 대체로 수학을 좋아하는지가 자기 판별의 기준이었다. 수학적 사고능력이 소위 이과적 인간이 되기 위한 절대적 기준이 되는 지도 사실은 그리 분명하지 않다. 수학적이며 논리적인 표현 능력은 인문사회, 정치경제 영역에서도 대단히 필요한 소양임이 밝혀지고 있다.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예로 들어보자. 이과적 성향이 다분한 직종으로 여겨지지만, 수학적 기능만으로는 절대
젊은 선생님이 유명을 달리하였다. 과중한 업무와 부당한 압력에 못 이긴 결과로 보인다. 선생님은 누구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사가 하는 일은 무엇이고 어디까지 맡겨야 하는가. 학교와 가정, 사회와 국가 가운데 교육의 궁극적인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학부모는 학교 교육에 관하여 어떻게 어느 만큼 개입할 수 있을까. 평소에도 궁금했던 질문들이 한 선생님의 극단적인 선택 앞에 불쑥 올라온다. 교사와 부모 사이의 관계를 우리는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갈등이 빚어져 회복할 수 없었다면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유사한 상황이 지금도
기다렸던 비가 내렸다. 목이 타도록 고대하던 빗줄기가 시원했다. 청청한 초록이 싱싱한 기운을 흠뻑 들이켰다. 신기하게도 장마는 한반도를 오르내리며 나름 고르게 물줄기를 대었다. 더욱 신통한 것은 장마가 지나면 폭염이 찾아올 터이다. 흠씬 적신 대지를 익히며 뜨거운 햇발이 쏟아질 것이다. 정성으로 심은 곡식들이 장마 뒤 폭염 속에 푹푹 익어갈 참이다. 그래서 ‘장마에는 돌도 큰다’고 했을까. 자연은 이렇게, 소리없이 인간을 돕는다. 장마를 지나며 바라던 대로 풍성한 결실을 내려면, 장마 전에 여러 가닥 준비를 해야한다. 장마를 홍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