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시절 사람들은 “나 사랑해?”“나 이뻐?”하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묻곤 한다. 사랑은 그렇게 확인하고도 또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혼한 지 20년, 30년이 넘어 말 그대로 `식구`가 된 부부들은 새삼스레 “사랑해?” 하고 묻지 않는다.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듯이 묘사한 황지우의 시는 남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내가 말했잖아/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사랑하는 사람들은,/너, 나 사랑해?/묻질 않어/그냥, 그래, 그냥 살어/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그냥 그대 눈에 낀 눈곱을 훔치거나/그대 옷깃의 솔밥이 묻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시 `늙어가는 아내에게` 중에서) 시인은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 진
칼럼
등록일 2015.07.16
게재일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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