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그저께(25일) 열린 ‘저출생 대책·점검 회의’에서 “저출생 극복 분야에 과감하게 재정을 선제 투입하고 출산, 돌봄, 결혼 분야의 도민 불편사항을 빠짐없이 파악해서 정책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경북도는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개최해 왔던 저출생 대책·점검 회의를 매주 월요일로 정례화했다.

이 지사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목마른 자가 샘 판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저출생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우리나라에서 노령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출생률 추락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에 속한다.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의 핵심은 수도권 집중화다. 모든 자원이 몰려 있는 수도권이 가장 살기가 좋으면 청년들이 거기서 결혼하고 아이도 많이 가져야 하는데, 통계적으로 수도권 출생률이 가장 낮다. 주거와 양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청년들이 수도권에 취직을 하더라도 외곽지에 집을 구해 출·퇴근을 하니까 모두가 지쳐서 결혼도 출산도 포기한다”고 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 지사는 우선 “단시간에 수도권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어려우니만큼,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과 완전돌봄 정책부터 펴야한다”고 했다. 경북도의 경우, 아파트 1층을 지자체에서 구입해서 0세부터 초등학생까지 완전돌봄을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집에오면 가방을 던져놓고 1층에 내려와서 마음껏 놀고 공부하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돌봄은 0세부터 2세까지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 이후는 공동체(전업주부나 봉사단체 등) 구성원에게 수당을 주고 맡기면 된다는 것이다. 올해 정부가 시범실시하고 있는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의 완전돌봄’ 정책은 오히려 아이들을 학대하는 정책이라는 소리가 교육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 모두 의석이 몰려있는 수도권 위주로 정책공약을 남발하면서 비수도권은 푸대접하고 있다. 정치권부터 ‘수도권 일극주의’가 대한민국 소멸 위기의 주범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