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포항 문학서점 수북서
14번째 작가와의 만남 행사
조선시대 대표적 여성 시인
비극적 생애·작품배경 설명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 열세 번째 만남- 박제영 시인편 모습. /포항 책방 수북 제공

“종남벽면현청우(終南壁面懸靑雨) 종남산 허리에 푸른 빗줄기 걸렸네

자각비미백각청(紫閣비微白閣晴) 이쪽엔 빗방울 날리건만 저쪽은 맑게 개었네

운엽산변잔조루(雲葉散邊殘照漏) 구름 흩어진 사이로 햇살이 새어 나오니

만천은죽과강횡(漫天銀竹過江橫) 하늘 가득 은빛 댓가지 강을 가로지르네” (이옥봉 ‘비(雨)’ 전문)

조선 시대 대표적 여성 시인인 허난설헌, 황진이, 이옥봉. 그들은 모두 주옥같은 시를 남겼지만, 정작 그들의 내밀한 사적 생애의 자취는 하나같이 흐릿하게 가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이옥봉은 천부적인 재능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고 비극적인 생을 살다 간 조선 중기의 시인이다. 가혹한 가부장제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이옥봉의 천부적 재능은 저주받은 축복이자 형벌이었다. 그는 서녀로 태어나 소실의 신분으로 살아야 했고 결국 자신이 쓴 한 편의 시로 인해 사랑하는 남편에게서조차 버림받은 채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수백 년 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그의 생애를 소설의 옷을 입혀 재탄생시킨 작가 장정희의 장편소설 ‘옥봉’을 오는 22일 오후 7시 포항 문학전문서점 책방 수북(포항 북구 장량로 174번길 6-15)에서 만날 수 있다.
 

장정희 작가의 장편소설 ‘옥봉’
장정희 작가의 장편소설 ‘옥봉’

장정희 작가는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 열네 번째 시간에 옥봉의 신산했던 삶을 소설적 허구로 절묘하게 쓴 작품 ‘옥봉’에 대해 관객들에게 역사적 배경과 함께 구체적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옥봉의 삶을 오롯이 느껴보는 동시에 그의 시도 함께 음미해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전남 영광 출생인 장정희 작가는 199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2004년 ‘문학과 경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소설집 ‘홈, 스위트 홈’, 느림에 관한 여행에세이 ‘슬로시티를 가다’, 청소년소설 ‘빡치GO 박차GO’, ‘사춘기 문예반’ 등이 있다.

도서출판 득수가 기획한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은 매달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의 작가를 초청해 작가와 문학 그리고 사회에 대한 담론을 북토크와 강연회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책방 수북(010-7675-1490)을 통해 확인하고 사전 접수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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