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사진가 정태용
피사체 통해 받은 이미지 감각적으로 표현한 심상사진 작업
청주서 내달 첫 개인전… 베트남 도심 풍경 등 다양한 문화 조명
세상과 소통의 수단으로, 내 삶에 영향 미치는 사진 작업 하고파

정태용 사진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궤적을 찾아 시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첫 개인전을 앞둔 정태용(67) 사진가가 사진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다. 정 사진가는 사업가이면서도 취미로 꾸준히 사진을 찍고 사진가들의 연구모임 사진공간 비움의 회장으로 왕성하게 활약해온 인물이다.

그는 피사체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를 통해 받은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심상사진을 찍는다. 그의 작품에는 작가 자신이 자연, 사람 등과 교감하며 나눈 이야기들이 그림처럼 섬세하게 펼쳐진다. 실물을 그대로 표현하는 대신 그만의 직관과 심상을 더한 작품들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무색하게 한다.

사진 작품에 대해 “도시와 사람이 혼연일체. 내 안에 내재해있는 도시, 내 꿈속의 도시, 내 감성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보는 그 도시를 변형시킨다”고 말하는 정 사진가를 지난 25일 만났다.

-곧 첫 개인전을 연다.

△오는 3월에 사진협동조합 루시다에 초대되어 청주 갤러리 밝은방에서 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첫 개인전이다. 평상시 작품 발표에 대한 필요성을 그다지 못 느끼며 사진 작업을 해 왔었다. 그런데 사진공간 비움의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여러 회원의 개인전과 적지 않은 그룹 전시에 참여하고 지켜보는 과정에 작품 발표에 대한 내 생각이 조금은 변한 듯하다.

진협동조합 루시다에서 초대 의사를 밝혀왔고 수일의 고민 끝에 수락하게 되었다.

-어떤 작품을 전시하는지.

△베트남 호치민의 도심 풍경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문화를 조명하고자 한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아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모호한 부분을 표상화하고자 했다. 베트남의 도심 풍경은 다른 문화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와는 어떤 점이 같고 어떤 부분이 다를까 라는 의문을 내놓고자 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상 모든 사람은 어떤 역사를 가졌든지 간에 지금의 문화는 같지 않을까.

-사진을 하게 된 계기는.

△나는 여행을 즐긴다.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여행도 좋아하지만 나 홀로 여행하기를 더 즐긴다.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모험과 도전보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환경에서의 편안한 쉼이 좋아서이다. 그래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수시로 나 홀로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그런데 자처해서 떠난 홀로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예고 없이 불쑥 찾아드는 고독함은 어찌할 수 없었다. 많이 고민하지 않고 찾아낸 그 해답은 늘 지니고 다니던 카메라였다. 카메라는 고독함을 느끼는 순간의 나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도구가 되었다. 사진은 나와 나 자신을 연결해 주기도 하고 나와 세상을 연결하게 해준다.

-정 사진가에게 사진의 의미는.

△나는 사진을 위한 사진 작업은 하지 않는다. 사진은 내 일상의 수많은 소통의 순간 중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메마른 감성과 흐려지는 이성을 일깨워 준다. 그래서 나에게 사진은 내 삶에서 감성과 이성에 대한 사유를 위한 도구다.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내 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내가 필요할 때 내 곁을 지켜주는 친구다.

-작가의 사진 작업 성향은.

△사진은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소통의 수단이 되었다. 전 국민이 성능 좋은 카메라를 항상 지니고 다니며 촬영하고 사회관계망을 통해 소통하고 기록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용도와 달리 예술로의 사진으로 진중하게 본인의 심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듯 사진은 일상에서 응용되는 응용 사진과 순수사진으로 구분된다. 내가 지향하는 사진은 개인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폐쇄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나의 사진은 심상사진이며 회화적 사진이다.

 

정태용作
정태용作

-여러 단체전을 통해 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기억에 남는 전시는.

△2019년 포항산책 포스코갤러리 초대전에 참여했다. 포항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들이 모여 ‘어머니’라는 주제를 정하고 작업한 결과를 포스코갤러리에서 전시했다. 무엇보다 작업 과정이 큰 의미로 다가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아가 나 자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참여작가들이 선정하는 우수작가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던 전시였다.

-현재 진행 중인 사진 작업은.

△지난 수년간 여러 곳을 여행했었고 그 여행지에서 촬영한 사진을 후보정하고 있다. 순간의 느낌 그대로 대상과 소통하고자 한 감성의 순간이 여행을 마치고 나면 이성의 데이터가 되어 남아있다. 나는 후보정 작업을 통해 감성과 이성 사이를 오가며 또 다른 여행을 즐기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사진 작품을 위한 작업이 아닌 내 삶의 일부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사진 작업을 하고 싶다. 내 삶 가까이 늘 함께하며 내 속내를 투영해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사진 작업에 임하려고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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