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은 새해들어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온데다,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된다. DGB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현재 1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까지는 숏리스트를 추린다. 대구·경북 경제계는 새로운 CEO가 내부에서 발탁될지, 아니면 외부인사 중에서 영입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공고한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인가신청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대구은행은 지난 연말 시중은행 전환 절차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불법 계좌개설 사고가 터져 지난주에야 인가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1분기 중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며, 주요 심사 내용은 대주주와 임원 요건, 사업계획의 타당성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설비 요건이다. 영업범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내부통제시스템도 집중 점검한다고 한다. 대구은행은 주요 인가요건(자본금 1천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산업자본 보유 한도 4%)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은 정부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은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직후 수차례 5대 시중은행이 금융산업을 독과점함으로 인해 은행의 공공재 기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해 왔다. 금융위도 시중은행간의 경쟁 유도가 발등에 떨어진 현안이기 때문에,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서는 경제계나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대구은행이 금융시장의 ‘메기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본력과 영업망에서 격차가 큰 대구은행이 전국적으로 신규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은행이 전국화를 추진하더라도 충성도가 강한 대구·경북지역 고객을 유지하는 영업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