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다르나트 싱 (김우조 옮김)

한 왕관처럼

대지의 이마에

한 왕관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새들이

멀리서 보았다

그리고 나는 바로 거기에서 소리쳤다

축하한다

대지여, 축하한다.

인도 현대시인인 께다르나트 싱의 시. 짧지만 응축적이면서 황홀한 시다. 시인은 대지 위를 나는 새들을 “멀리서 보”고 있다. 그 새들의 비상은 마치 대지의 이마 위에 씌워진 왕관 같은 모습이다. 이 세계의 왕이 대지라고 할 때, 비상하는 새들이 대지가 이 세계의 왕임을 드러내기에 그렇다. 시인이 대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건, 새들의 비상으로 비로소 대지가 세계의 왕으로 등극할 수 있었기 때문일 터.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