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단 3년 연속 성과급
하이코도 올해부터 지급할 계획
매년 시로부터는 수십억 출연금

경주시 출자·출연기관인 경주문화재단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가 경주시의 긴축재정은 뒤로한 채 최근 직원들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경주시와 경주문화재 등에 따르면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27일 1억1천2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며 3년 연속 돈 잔치를 했다. 하이코 또한 곧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올해부터 성과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주시는 지방교부세 감소로 업무추진비 등 경상 경비를 삭감하는 세출구조화를 단행, 지방채 없는 건전재정기조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두 기관은 경주시의 자구 노력은 온데간데 없이 성과급 지급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들 기관의 성과급 재원은 대관수입 등을 통해 자체 조달하기로 했으며 출연기관 경영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 상여금을 지급하므로 성과급 지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광역시급 기관으로 인력 빼돌리기 경쟁 등 기관 간 경쟁이 치열해 인력을 뺐기지 않으려면 성과급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주문화재단은 △2021년 13억2천400만원 △2022년 17억5천만원 △2023년 17억원 △2024년 16억원을, 하이코는 △2021년 25억9천500만원 △2022년 23억원 △2023년 24억원 △2024년 24억원의 출연금을 지원받았다.

특히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13일 경주시의회 2024년도 본예산안 심사에서 지원되는 출연금 17억원 가운데 1억원이 삭감됐지만 출연금 삭제는 상관없다는 듯 지난달 27일 1억1천2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성과급 논란에 대해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성과급이 경영실적평가를 바탕으로 지급되는 만큼 직원 사기와 열의에도 직결돼 있다”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으면 타 기관과 대우가 더 벌어져 직원들이 떠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코 관계자는 “타기관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며 “그마저도 우려가 있어 행안부 지침의 절반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 두 기관이 경주시로부터 매년 출연금 수십억원을 받아 가면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경주시의 긴축재정 기조와 어긋나는 행보라는 지적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경주시와 경주시의회가 긴축재정이라는 이유로 행사 관련 예산을 10% 일괄 삭감을 단행한 상황에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예술의전당 공연·전시 수익 등을 2024년 예산에 반영해 출연금 조정 신청을 했었다”며 “경주시와 시의회는 예산과 관련해 10월부터 문화재단에 출 연동의안을 받아본 결과 10월~12월 수익은 사실상 마이너스로 실제 정산이 안된 상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예를 들어 항상 (3개월)추정치로 5억 정도를 번다고 가상치를 넣고 있기 때문에, 다음해 1월에 정산하면 실제로 8억을 벌었다면 남은 3억을 자체 추경을 거쳐 써버리고 있다”며 “가상치보다 남은 수익이 성과급으로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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