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새해 들면서 북한의 대남 협박 수위가 최고 수준에 도달한 느낌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히고 “전쟁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절대로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방한계선 인근의 포병 사격과 탄도미사일 발사, NLL 불인정 등 새해들어 보이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불안을 느끼는 국민도 적지 않다. 우발적 군사충돌이 일어날까 염려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현 정부에 부담을 주려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분석한다. 최근 북한의 도발위협과 관련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며 국민이 북한의 위협과 공갈에 휘둘리지 말아 달라고 라디오 방송에서 말했다. 전쟁에서 심리전이 주는 효과는 상당하다. 오랜 옛날, 전쟁에서 헛소문을 퍼뜨리거나 적의 포로를 잔인하게 죽여 시신을 공개하는 것 등은 적의 사기를 위축시키는 일종의 심리전이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의원은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확성기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보다 대북방송이 더 위협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날로 수위가 높아지는 북한의 대남 위협을 말뿐일 것으로 여기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거친 표현들이 허세가 아닐 수 있다고 한다.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북한을 견제하는 우방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국내적으로는 모두가 유비무환의 정신을 굳건히 하는 것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길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