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한참을 살다 뒤돌아보니

내 생의 단 하루도 오늘이 없었다

 

유체 이탈한 짐승처럼

늘 하루를 앞질러 달려왔던 것

 

오늘이 없으니

당연히 어제도 있을 수 없지

오늘이 되기도 전에 벌써

내일이 사라지곤 하였으니

나의 지난 삶은 텅 비었다

 

멀리 날지 못한

젖은 종이비행기처럼

너무나도 축축한

나의 과거

우리도 위의 시에서처럼 오늘을 오늘대로 살고 있지 못하지는 않는지. 미래에 저당 잡히거나 과거로 젖어버린 오늘을 보내고 있지 아니한지. 과거로 축축한 삶은 “젖은 종이비행기처럼” 날아갈 수 없으며, “하루를 앞질러 달려”온 삶은 “오늘이 되기도 전에” “내일이 사라”져 버린다.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힌 오늘, 오늘이 없는 오늘은 역설적이게도 어제나 내일을 사라지게 한다. 텅 빈 삶이 되게 만드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