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정치판에 ‘떴다방’이 다시 등장할 조짐이다. 22대 총선을 눈앞에 두고도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결정하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진척이 없다. 여야는 ‘병립형’과 (준)연동형을 두고 협의 중이다. 하지만, 양당의 이해가 얽혀 타결 가능성은 작다. 결국, 현행 제도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난 총선 때 국민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복잡함과 위성정당 출현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선거 후에는 군소정당의 이합집산으로 정치 피로감을 더했다. 당시 위성정당을 포함해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비례 의석수를 지역구 의석과 연동해 배분하는 현행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탄생했다. 유사 정당이 속출했다. 급조된 많은 위성 정당이 등록, 유권자들의 선택을 방해했다. 민주당이 정의당 등 3곳과 밀어붙여 만든 선거제도였다. 계산법이 너무 복잡해 전문가들조차 헷갈렸다.

국민의힘은 과거 선거 제도인 ‘병립형’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다. 지역구 의석 수는 상관없이 비례대표 47석을 정당 득표율대로 각 당이 나눠 갖자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거부하고 있다. 21대 총선 당시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일방 도입한 원죄를 인정해야 하는 자기모순에 빠지기 때문이다.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비례연합정당’이 꿈틀대고 있다. 기본소득당 등이 참여한 ‘개혁연합신당’이 민주당에 비례 연합 정당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야당 원내대표도 동의하는 모양새다. 한 중진 의원은 비례 연합 정당을 지지한다며 한발 더 나갔다.

정치권이 위성정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위성정당은 정치권의 야합이 낳은 기형아다. 그 폐해를 겪고도 또 기형아를 낳으려고 한다. 정치 혐오만 자꾸 쌓여간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