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합종연횡은 중국 전국시대 최강국인 진(秦)나라와 인근한 여섯나라 사이에서 펼쳐진 외교술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서는 선거철만 되면 국회의원들이 이익과 노선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모습을 보고 언론이 합종연횡이라 표현했다.

우리나라 합종연횡의 대표적 사례이자 성공한 경우는 DJP 연합이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 당시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유민주연합이 공동 여당을 목표로 결성해 연합정부 설립에 성공한 케이스다.

대선 당시 김대중은 대통령, 김종필은 책임총리를 맡고 임기 2년차에 의원내각제로 개헌해 임기 후반은 김종필이 정부 수반으로써 국정을 책임질 것을 공약했지만 현실화 되진 못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성공 여부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정당 역사로 보면 보수당과 민주당계가 국회를 양분해 사실상 제3지대의 정당으로 내세울 만한 당은 별로 없다. 의석 수나 지속성 등을 볼 때 안철수나 김종필 정도가 유의미한 정당을 유지했다고 할 정도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서둘고 있다. 또 민주당 탈당파 의원,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도 창당 움직임에 가세해 현재 5개 정도 신당이 준비 중이다.

이들은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중도지지층을 껴안고 기득권 정치 타파를 외치며 뜻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합종연횡이 성공할지 주목거리다. 합종연횡의 성공은 유권자인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국민의 눈에 권력에서 밀려 이합집산하는 수준으로 비치면 안 된다. 정치를 바꾸려는 진정성이 인정받아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