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세니 따르꼽스끼 (김선명 옮김)

전쟁이 있기까지

이반은 개울가에서 지냈네,

주인을 모르는 버드나무가 자라난 곳.

 

개울 위로 가지를 뻗은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이것은 이반의 버드나무.

 

군복을 입은 채,

전쟁에서 죽은 이반은

자신의 버드나무 아래로 돌아왔네.

 

이반의 버드나무,

이반의 버드나무,

흰 쪽배처럼 개울가를 떠다니리.

전쟁에서 사람들은 파리 목숨처럼 죽는다. 하나 그들은 각각 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는 개인이다. 위의 시의 이반이 그렇듯이. 개울가에 사는 이반은 버드나무를 사랑했다. 버드나무 역시 이반을 사랑해서 “개울 위로 가지를 뻗”는다. 그래서 이 버드나무는 ‘이반의 버드나무’였다. 안타깝게도 “전쟁에서 죽은 이반은” 이 버드나무 아래 묻히고, 슬픔을 못 이긴 버드나무는 이반이 살던 개울가를 ‘쪽배처럼’ 떠다닌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