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률 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박성률 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거북목 증후군이란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뺀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것으로 인해 목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거북목 증후군이라고 부르지만, 외국에서는 일자목 증후군(Forward head posture), 라운드 숄더 자세(Rounded shoulder posture), 텍스트 넥 증후군(Text neck syndrome) 등으로 다양하게 지칭한다.

거북목 증후군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없을수록 잘 생기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요즘에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거북목 자세는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거북목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자세로 발생하는 장애는 생각보다 크고, 생활 습관을 바꾸거나 적절한 유연성 및 근력운동으로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교정이 어렵다.

고개가 1cm 앞으로 빠질 때마다 목뼈에는 2~3kg의 하중이 더 걸린다. 거북목이 있는 사람들은 최고 15kg까지 목에 하중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뒷목과 어깨가 결리고 아플 수 있다. 근육이 과하게 긴장하는 상태가 오래가면 흔히 담이라고 얘기하는 근막통증증후군이 생겨 올바른 자세를 하고 있을 때도 통증은 지속된다.

뒤통수 아래 신경이 머리뼈와 목뼈 사이에 눌려서 두통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통증은 수면을 방해해서 금방 피로해지는 등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거북목 자세를 오래 하면 단순히 통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호흡에도 지장을 준다. 목뿔뼈에 붙은 근육들은 갈비뼈를 올려서 호흡하는 것을 도와주는데, 거북목 자세는 이 근육들이 수축하는 것을 방해하여 폐활량을 최고 3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거북목 자체 때문은 아니지만 여러 문제들이 발생해서 거북목이 있는 사람들이 골절의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1.7배가 높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관찰을 했을 때 사망률이 1.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북목 혹은 일자목 증후군은 25~42세 인구 중 70%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거북목 증후군은 고개를 숙인 자세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등을 자주 하거나 장시간 사용하는 것이 주요 발생 원인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대개 고개가 37도에서 47도 정도로 숙여지는데, 평상시의 3~4배 정도의 하중이 목을 지지하는 근육, 인대, 관절에 걸린다.

이로 인해 목 뒤쪽 근육 및 앞쪽 가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해 근육 피로, 연축, 통증이 발생한다. 또 목 뒤쪽 인대가 약해지고 불안정해지면서 목 디스크가 생기기도 한다.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데 단순히 고개를 들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거북목 자세는 앞으로 처진 어깨와 둥글게 만 등이 함께 나타날 때가 많다. 이럴 때 고개를 들면 오히려 아래쪽 목뼈가 서로 부딪혀서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목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 어깨를 펴고 고개를 꼿꼿이 하는 올바른 자세를 제대로 취할 수 있도록 생활화하는 게 좋다.

거북목 증후군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운동 치료에 대한 여러 문헌이 보고되었으나, 아직 표준화된 운동 치료법은 없다. 근육 강화와 스트레칭을 이용한 기본 운동과 안정성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근육 강화는 주로 목 앞쪽의 속 근육과 등 뒤쪽, 날개뼈 사이의 근육을 대상으로 한다. 턱을 당기거나 날개뼈를 모으는 동작을 약 20~30초간 유지하는 게 좋다.

스트레칭은 주로 목 뒤쪽 근육과 앞쪽 가슴 근육을 위주로 한다. 스마트폰 사용 중 30~40분마다 약 10회 정도 목을 가볍게 돌리고, 약 10~30초 정도 목 전후면의 근육을 늘려준다. 목 주변 근육 스트레칭은 근육이 가볍게 늘어난다는 느낌으로 해야 한다. 목 주변 근육을 팔다리 근육 스트레칭을 할 때처럼 뻐근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과도하게 늘리게 되면 오히려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정성 운동은 주로 탄력밴드를 이용한 래터럴레이즈 운동이 대표적이다. 래터럴레이즈 운동을 할 때는 빠르지 않은 속도로 3~5세트, 1세트당 10~20회 정도 하는 것이 좋으며, 세트 간 약 1~2분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다. 래터럴레이즈 운동은 주 2~3회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시 어깨높이 이상으로 탄력밴드 손잡이를 올리는 경우 어깨 부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에 거복목 자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게 필요하다. 한 자세로 오래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거치대 등으로 눈높이에 맞도록 하여 목이 구부러지지 않게 해야 한다. 장시간 문자를 보내거나 타이핑을 하는 것은 피하고, 무거운 장비를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있지 않도록 한다.

갑자기 생기는 급성기에는 사나흘 정도 얼음찜질을 시행하고 이후 온찜질을 해볼 수 있다. 목 주변 근육을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일부 연구에서 도수 치료나 침 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