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소한(小寒) 무렵의 추워지는 날씨에 시골집에는 납매(臘梅)가 소복이 피었다. 음력 섣달 납월(臘月)에 피는 노란 꽃을 보니 이른 봄이 온 듯하다. 연말 모임에 나가보니 벌써 국회의원 예비 후보자들의 얼굴도 보인다.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0여 일 남아있는데 너무 이른 움직임은 아닌지….

SNS에는 올해를 ‘슈퍼 선거의 해’라는 제목이 떠돌고 영국 가디언 지는 ‘2024년은 민주주의 슈퍼볼의 해, 전례 없는 투표 축제’라며 지구가 선거의 열풍으로 휩싸일 것이라고 하고 있다. 세계 70여 국가가 각종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를 예정이며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40억 명의 유권자가 자기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정치인 선발에 참여하는 것이다. 세계는 바야흐로 정치권 지형이 바뀌고 정책과 경제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나라의 경우,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와 9월의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고, 11월에는 ‘세계 대통령’을 뽑는다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가 있다. 그리고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 5월 영국 총리 선거, 6월 유럽의회 대표 선거도 예정되어 있다.

곧 있을 대만의 선거는 ‘중화민국은 멸망하지 않았다’며 독립과 정통성을 주장하는 민주진보당과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며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국민당과의 싸움으로,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해양 패권과 이념전쟁이 더 심각해지고 아시아의 정치·경제적 큰 변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관심이 큰 미국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을 가능성이 크고, 그 결과 또한 세계 정치의 불확실성과 함께 미래가 염려되기도 한다. 세계 정치의 흐름을 보면 우로 정렬하는 세계 즉, 우파의 강세와 자국 우선주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큰 곳이니만큼 민주주의 의식을 갖고 주권과 안보, 경제와 무역 정책을 지키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포퓰리즘과 좌우의 정치편향이 드러나는데 선심성 공약의 남발로 돈을 풀고 경제 부양, 복지 확대 및 사회 인프라 확충 등을 내걸고 있지만 자칫 헛발을 디디면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부작용을 낳게 되니 경계해야 한다. 경제는 유권자들에게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의 현실을 보면 정치적 경제적으로 안정한 사회,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라온 젊은 세대들은 인권과 환경 등 인류 보편의 문제에 관심이 높아 보이니 후보자들도 폭넓은 의견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철이 되면 금품수수와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범죄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경찰도 예의 주시하고 있겠지만 유권자들도 네거티브 공약에 휘둘리지 말고 참되고 능력 있는 후보자를 택하여 이 나라가 세계의 정치 경제 파도 속에서도 굳건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사상 최대 선거의 해, 2024년은 또 여름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기도 하고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고도 있다. 올바른 선거를 통해 모든 나라가 안정된 정치를 이루며 평화로운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