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최대 5.64% 올릴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1.79%p 올랐다.

대학 등록금 인상한도가 5%대가 된 것은 2012학년도(5.0%) 이후 12년 만이다. 또 정부가 등록금 인상 상한을 공고한 2011학년도의 5.1%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학에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등록금을 동결해달라”고 요청했다. 국가 장학금 지원 등 당근책까지 제시했다.

대학은 죽을 맛이다. 등록금 동결은 대학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 15년째 계속된 등록금 동결과 입학정원 감소로 대학의 수입이 줄었다. 대학은 인건비와 관리비 충당에 급급하다. 첨단 설비 도입은 아예 엄두를 못낸다. 노후 건물의 개·보수 조차 힘들다. 그렇다고 정부의 재정 지원이 크게 는 것도 아니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하면 되레 줄었다.

한국의 대학 경쟁력은 세계 수준에 못 미친다. 2022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이 발표한 대학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63개국 중 46위다. 선진국들이 산업 고도화를 위한 고등교육 투자를 늘리는 동안 우리는 거꾸로 갔다.

지난해 일부 대학은 정부 제재에도 불구, 등록금을 인상했다. 올해는 등록금 인상에 가세하는 대학이 더욱 늘 전망이다.

교육 개혁은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다. 대학 자체적으로 개혁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등록금의 완전 자율화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높다. 대신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장학금을 대폭 늘려 주는 것이 맞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대학의 등록금 동결·인하 유도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언제까지 교육부가 대학의 목을 틀어쥐고 있을 것인가.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