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위, 평판조회 대상 8명 선정
최 회장 올해 3월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물러나
후보에 김학동·정탁 부회장, 정기섭 사장 등 이름
지역 사회 “포항-포스코 상생관계 회복할 계기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포항지역사회에선 향후 수장 교체가 되면 포항과 포스코가 상생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 회의를 열어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고, 여기에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부 인사 천거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우선 그룹 내부에서 1차 후보군이 추려진 것이다.

후추위는 이날 최 회장이 스스로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어가길 원치 않았는지에 관해서는 별도 설명을 하지 않았다. 또 내부 평판 조회 대상자가 누구인지 대한 내용도 비공개로 했다. 

포스코그룹 내 전 현직 임원 중에서 압축된 8명의 ‘평판 조회 대상자’ 명단에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과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홀딩스의 올 최대 관심사는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였다. 

용퇴할 것으로 내다본 일각의 전망과 달리 최 회장은 주총 90일을 앞둔 지난달 21일까지도 본인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 재연임 도전 의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곧이어 발족한 회장 추천위도 현 회장의 연임 의사표명 여부와 상관없이 차기 회장선임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최 회장은 자동으로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인 2차전지 등 소재사업의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점을 고려하면 경영의 연속선상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경쟁력 있다는 평가가 있는 마당이어서 한때 포스코 안팎에선 최 회장의 재선임 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실상 최 회장의 3연임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고, 끝내 8명의 ‘평판 조회 대상자’에서도 빠졌다. 

차기 포스코 회장 선임문제는 3일 오전 포항상의 주최 신년인사회에서도 거론 될 정도로 그간 포항지역 사회에선 최대 이슈이자 민감한 부분이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병욱 국회의원은 이날 신년 인사를 하면서 3월에 있을 포스코 차기 회장 문제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시장과 김 의원은 “포항과 호흡이 맞는 분이 차기 회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언급, 최 회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 재임기간 포스코와 포항시는 상당한 부분에서 대립의 관계가 유지돼 왔다. 새로 출범한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 문제부터 미래연구원 본사를 둘러싼 입장차, 포항지역에 대한 투자 홀대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었다. 

포항에서 가중 중심축인 포항시와 포스코 간 사이가 불편해해지면서 그 사이에 낀 시민들도 상당한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일각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봉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자 화해 움직임도 있었으나 앙금이 완전 해소되지는 않았고 그런 어정쩡한 상태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후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 현재까지 5년 이상 회장직을 수행 중인 최정우 회장은 3일 차기 회장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서 오는 3월 주총에서 퇴임한다.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를 지낸 그는 회장 재임 기간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과감한 투자로 포스코그룹을 전통 철강사에서 미래소재 기업으로 대전환 탈바꿈시킨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그 공로와 노력은 포스코 안팎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이날 포스코그룹내 8명을 평판조회대상자로 선정한 후추위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 기관에 조회를 의뢰해 오는 8일까지 결과를 돌려받을 예정이다. 이후 이 내용을 반영해 오는 10일 예정된 제5차 후추위에서 다음 단계인 ‘롱 리스트 후보자’에 올릴 명단을 최종 결정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8명의 내부 후보군이 추가로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후추위는 현재 외부 10개 기관으로부터도 회장 공모를 받고 있다. 외부인이 대상인데 20여명 추천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추위는 모집 중인 외부 후보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까지 취합해 이달 17일 내외부 후보군을 합친 20∼30명 규모의 ‘롱 리스트’를 확정하고,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된 ‘후보 추천 자문단’의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1월 말에 다시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해 ‘숏 리스트’를 작성하며 이후 2월에는 이를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해 이사회에 추천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박희재 후보추천위원장은 “포스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그룹 회장을 선발하는 중차대한 임무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끝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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