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진 작가 개인전’ 내달 6일까지
30년 넘게 포항지역 이슈 주제입체·설치 등 다양한 조형작업

현대인에게 도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누군가에는 편안한 삶의 터전, 또 다른 이에게는 중요한 ‘어떤 것’이 결여돼 있어 불편하고 불안한 공간에 불과할 테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나 다름없다.

(재)포항문화재단의 ‘2023 포항 문화예술 지원사업’ 시각 예술 분야 집중지원에 선정된 조각가 서동진의 프로젝트형 기획전시 ‘Hi-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은 바로 이 거울 속 세계로 들어가 도시가 가진 양면성과 자폐성을 조명한다.

서동진 작가는 30년 넘게 지역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꾸준히 조형 작업을 하고 있다. 기계문명과 인간의 삶, 대중문화와 인간의 가치 등 현대 산업사회의 다면적인 문제들이 서 작가의 시선에서는 ‘선을 넘은 것’이었다. 전시장에는 입체, 설치, 평면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로 구현한 여러 도시의 풍경들이 펼쳐져 있다.

작품들에 쓰인 주요 재료는 안전 스티커다. 경고, 지시, 금지, 안내를 표시할 때 이용되는 안전 스티커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봉인하는 재료가 됐다. 금지된 공간, 접근하지 못하는 공간, 보존되는 공간에 대한 상징을 안전 스티커의 반복되는 패턴과 화려한 반짝임으로 덮었다. 또한 안전 스티커로 전시장 내부 벽을 에워싼 공간에는 비행기, 로켓 등 현대문명의 산물들이 전시된다.

서동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은 선을 넘지 마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이번 전시로 우리가 겪었던 산업사회와 자본주의의 문제를 바탕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여기고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 스페이스298에서 계속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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