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너무 깊이 잠들어 차고지까지 들어가 버린 사람의 꿈을 보았네 아주 슬프고 쓸쓸한 꿈이었네 꿈에서 깨고 나서야 그게 내 꿈인 줄을 알았지만 깨기 전에는 이렇게 슬픈 꿈이 내 꿈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네

차고지에 들어간 열차는 언젠가 다시 차고지를 나오겠지만 꿈속에 들어간 사람의 꿈은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를 않네 꿈에서 깨어나도 꿈이 어두운 차고지에 혼자 남아 있다면 어쩌나 그런 생각에 도무지 꿈에서 깰 수가 없었네

어디가 꿈이고 어디가 현실인가. 꿈이 차고지에 들어간 것인가 꿈꾸는 이가 차고지에 들어간 것인가. 알쏭달쏭한 시다. 내 꿈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꾸는 꿈. “꿈에서 깨어나도” “도무지 꿈에서 깰 수가 없었”다는 역설. 열차와는 달리 꿈의 차고지에 들어간 사람은 그 속에서 나올 수 없다. 깊이 잠든 이가 이런 꿈의 회로에 갇히게(‘폐색’) 될 터, 그것은 “아주 슬프고 쓸쓸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