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이사 갈 방 구하기가 힘에 부쳤다

방 구하려는 궁리가 돈에 막혀

창문이 막힌 방 구했다

창문이 높아 목매달 만한 높이에서

목련나무 보였다

막다른 곳으로 몸 옮겼다

창문도 생각도 막힌

전화도 가끔 먹통 되는

막다른 골목에서 목련꽃 올라왔다

오오

내 안 적막한 골목에서

스스로 올라오는 목련이 보였다

알다시피 이 세상에서 “돈이 막”히면, 삶은 “막다른 곳으로” 밀린다. 시인은 이를 직접 체험한 듯하다. “막다른 골목”에 있는 “창문이 막힌 방”을 구한 시인은, “목매달 만한 높이”에 창문이 달려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그는 “창문도 생각도 막”혀 죽음을 상상하게 되는 “막다른 곳”까지 밀려 살게 된 것, 하지만 그 창문을 통해 “스스로 올라오는 목련”을 발견한다. 시인에게 살아갈 의지를 불어넣어줄 목련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