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밑 빠짐 증상 - 골반장기 탈출증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   박영복 진료과장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 박영복 진료과장

골반장기 탈출증이라는 질병은 밑 빠짐, 자궁하수, 자궁탈출, 방광류, 직장류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질 입구 쪽으로 계란 같은 단단한 덩어리가 나오기도 하고, 고무공 같은 말랑말랑한 덩어리가 빠지기도 하는 병입니다.

자궁이 빠진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궁이라는 장기가 골반강 내 단단한 인대에 걸려 있는 장기라는 것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지역할을 하던 인대가 늘어나거나 약해지면서 자궁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쳐지면서 질강 밖으로 밀려 내려와 질 입구 쪽으로 탈출해 밖으로 빠지는 것입니다.

인대가 약해지는 이유는 가장 큰 원인은 자연분만에 의한 출산력(난산, 다산… )이 주원인이며, 그외 비만, 만성기침, 천식, 만성 구토등 복압이 증가하는 상황들이 원인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자궁이나 질, 방광 등의 골반 장기는 여성호르몬 지배를 받는 장기라서, 여성호르몬이 충분한 젊은 시기에는 이러한 손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빠지지 않다가, 대부분 폐경 이후 자궁이나 질, 방광 등이 약해지면서 이러한 손상된 인대들이 가늘어지고 쳐지면서 증상이 주로 나타나기에 발생가능성이 큰 연령은 폐경 이후의 여성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30~40대 여성에서도 간혹 나타나기도 합니다.

골반장기 탈출증의 분류로는 자궁이 밖으로 빠지는 자궁탈출증이 있는데, 이는 단단한 덩어리가 질 입구에 걸려서 만져지는 일도 있고, 질상벽(방광하벽)이 아래로 빠지는 방광류, 그리고 질후벽(직장상벽)이 질벽으로 빠져서 나타나는 직장류 등으로 분류합니다.

빠지는 정도에 따라서 질강 내에서 밖으로 빠지지 않고 질 안에서 왔다갔다 하는 1도 탈출증에서 완전히 다 빠지는 4도 탈출증(완전자궁탈출증)까지 그 정도를 분류합니다.

골반장기 탈출증의 증상으로는 하복통, 골반통 등이 있으며, 특징적으로 오래 서 있으면 심해지고, 집에서 누우면 사라지는 증상이 있습니다.

그외 요실금증상, 빈뇨증상, 과민성방광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직장류인 경우엔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성교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팬티에 스치면서 자궁의 껍질이 까지는 자궁경부 미란(까짐), 염증, 출혈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완전자궁탈출증은 방광과 직장이 동시에 같이 빠지는 경우라서 요도가 꺾이면서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배뇨곤란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노화와 여성호로몬부족증상에 의해 약해진 인대로 인해 발생하는 병인 만큼 치료는 그 인대를 강화시키던가 새로운 인대를 인공적으로 걸어주는 수술적인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예전 방식인 전자궁적출술을 시행한 다음 질벽을 늘어난 인대에 걸어주고, 질전벽과질후벽을 좁혀주는 수술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는 다시 질천정탈출증으로 재발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그리하여, 약 10년 정도 전부터는 자궁적출술 없이 복강경하 인대 견인술을 시행해, 자궁을 질강내 원래 위치로 옮겨 인공인대로 당겨 놓는 수술이 많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인대견인술의 방식은 인공인대의 중앙부위를 자궁이 붙어 있는 질 천정 부위에 걸어주고, 양측 끝을 골반강 양측의 장골 치골 인대에 걸어주는 수술 ( 복강경하 질-장골치골인대 견인술, Laparoscopic pectopexy)이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장골치골 인대 대신에 척추의 단단한 인대에 걸어주는 수술 ( 복강경하 질-천골인대견인술, laparoscopic sacrocolpopexy)등이 있습니다.

장골치골인대에 걸어주는 수술은 수술시간이 짧고 수술하기가 질-천골인대견인술 보다는 수술이 쉬워서 많이 행해지고 있으며, 재발률은 많이 낮지만, 질후벽으로질탈장이나직장류와 같은 재발이 있을 수 있기에, 첫 수술 시에 질 후벽에 단단하게 방어벽을 치면서 수술하는 테크닉이 필요한 수술입니다.

질천정을 천골인대에 걸어주는 수술은 수술이 쉽지 않으나, 재발이 거의 없고, 자궁 적출술 이후 발생하는 질천정탈출증 수술 시 아주 용이한 수술이며, 인대견인술수술이후에 발생하는 질탈장과 같은 상황에서도 앞에 수술한 인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단단하게 탈장 부위를 지지할 수 있는 수술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복강경하 인대견인술의 장점으로는 골반장기의 적출없이 수술이 가능( 자궁보존 )하며, 수술 후 통증이 작고 회복이 빠릅니다.

수술시간은 집도의의 기술의 차이로 차이가 나겠지만, 제 경우엔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수술이며, 재발률이 낮고 부작용이 아주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살고 죽고 하는 암같이 무서운 병은 아닙니다.

불편할 뿐입니다. 가끔 소변보기가 너무 힘든 경우엔 빨리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당장 수술하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그리하여, 계속 미루다가 너무 고령의 나이에 힘들게 찾아오면 수술하기 부담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고령환자라서 부끄러움 때문에 자식들에게 숨기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자녀들이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환자를 모시고 병원을 찾아오시더군요.

쉽지는 않은 수술이지만, 그렇다고 많이 힘들지 않은 수술이기에, 수술하고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싶다면 수술을 미루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