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친명계, 병원 앞 배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 갈림길’에 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원에 출석했다.

이 대표를 태운 카니발 차량은 이날 오전 10시 3분 법원 서관 앞에 섰다. 출근길에 비까지 내려 당초 예상보다 20분가량 늦은 시각이었다.

오른손으로 잡은 지팡이에 의지해 하차한 이 대표는 왼손으론 우산을 받쳐 들고채 20m가 되지 않는 법원 입구까지 묵묵히 걸어 들어갔다.

검은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이었고, 단식 당시 머리를 덮은 흰머리는 검게 염색했다.

단식 장기화 여파인지 종종 비틀거리기도 했으나 부축을 받지는 않았다. 1∼2명의 수행 인원을 빼고는 당 지도부나 의원, 당직자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 심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을 하지 않고 땅만 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법원 청사 내부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자 잠시 고개를 들어 보인 이 대표는 앞서 도착한 박균택 변호사 등과 함께 곧장 영장심사 법정으로 향했다.

차량 도착에서부터 법정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탑승까지 걸린 시간은 90초 정도에 불과했다.

앞서 잇단 검찰 소환조사 당시 장문의 입장문을 읽으며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법원 출석 현장에 동행하는 대신 이 대표가 입원 중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서 그를 배웅했다. 이 대표는 오전 8시 30분께 병원 밖에서 기다리던 이들과 일일이 악수했고,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씩 주고받기도 했다.

차량 탑승 직전 “대표님 힘내십시오”라고 외친 지지자를 향해서는 한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병원 앞에는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천준호 비서실장, 김영진 정무조정실장 등이 나왔다. 박홍근·조오섭 의원도 자리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실은 차량이 법원으로 출발하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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