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총리 해임 촉구 등 규탄대회
李 체포동의안, 21일 표결 유력
與 “총리 해임안으로 맞불”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째 단식을 이어가다 결국 18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검찰은 이 대표의 병원 이송 소식이 알려진 뒤 2시간여 만에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주당은 이후 국회 상임위원회를 중단,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며 투쟁에 나섰고 여야 대치 국면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10분쯤 국회에서 단식 중이던 이 대표는 급격한 혈당 저하로 의식을 거의 잃은 채 응급실로 실려갔다. 이후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제1부가 이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배임·뇌물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주당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민주당은 한 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면서 규탄 시위에 나섰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오는 20일 본회의에 보고되고 나서 이르면 21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앞서 불체포 특권 포기 의지를 밝힌 바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단식 중인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부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지난 2월에도 대장동과 위례 개발 및 성남 FC 후원금 의혹 관련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바 있어 정치적 부담을 우려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다시 부결시킨다면 여론의 뭇매와 더불어 ‘방탄용 단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한다면서도 명분 없는 단식은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라며 맞불을 놨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건강회복 후 차분하게 만나 민생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하자”고 말했다. 그는 “아쉽게도 이 대표 단식에서는 대의를 찾을 수 없었고 사사로운 개인의 사법리스크만 더 많이 부각됐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미미하고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단식의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내각 총사퇴 요구에 대해 “의도 자체도 순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무리 정파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라며 “민주당에 단식의 탈출구 마련이 필요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국회 운영과 국정운영 자체를 올스톱 시켜버리는 태도는 당내 극단 강경파들에게 포로가 돼 민심과는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이 돼 버린 민주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시는 국민뿐 아니라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정부를 선택하지 않았던 국민께서도 내각이 총사퇴하거나 총리가 해임될 만큼 헌법과 법률의 위반사항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아울러 민주당은 오늘 예정돼 있던 상임위까지 전면 보이콧했는데 이 대표가 병원에 이송됐다고 국회 전체를 셧다운시키는 게 과연 국민을 위한 일이겠나”라고 비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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