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모든 것은

제때다

해가 그렇고, 달이 그렇고

방금 지나간 바람이,

지금 온 사랑이 그렇다

그럼으로 다 그렇게 되었다

생각해보라 살아오면서

피할 수 있었던 것이 있었던가

진리는 나중의 일이다

운명은 거기 서 있다

지금이다

시인에 따르면, 지금 여기만이 삶을 이룬다. 세계도 마찬가지다. 지금 여기, 바람이 불고 해와 달이 저기 떠 있다. “모든 것은/제때”인 것, 지금 일어난 일도 이미 피할 수 없다. 제때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기에. 그러니 후회하지 말 것. 그 일은 그렇게 됨으로써 운명이니.“지금 온 사랑”도 역시 운명이다. 하여, 여기 나타난 세계와 지금 일어난 일을 온몸으로 받아들여라. 그 이후에야 진리는 가시화될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