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오월은 혼담이 무르익는 달

오월은 첫아이로 배가 부른 달

꽃은 내외법이 없이

마주 웃다 돌아서고

새들은 연서 대신 노래를 부르며

구름은 또 청자항아리를 끼고 누웠다

오월은

지난달의 잔치로 살이 찌는데

나의 조국은

야윈 망아지의 목장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오월’의 자연은 4월이 벌인 “잔치로 살이” 찐다. 오월은 혼담이 돌고 새 생명이 뱃속에서 자라는 달이다. 그만큼 오월은 “내외법이 없”이 남녀가 “마주 웃”는 달, 몰래 ‘연서’보내는 것이 아니라 날아가는 새처럼 자유롭게 사랑 “노래를 부르며” 구애하는, 평화로운 달이다. 이와 달리 인간들이 사는 ‘조국’은, 가난한 이들이 울타리 안에 갇혀 살아야 하는 “야윈 망아지의 목장”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