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 ‘이상화 문학전집’ 출간
시 4편·수필 1편·편짓글 24편 등 새로 발굴 수록

‘이상화 문학전집’ 표지

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전 국립국어원장)가 최근 ‘이상화 문학전집’(박이정)을 출간했다.

2년 전인 2021년에 펴낸 ‘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달파’는 이상화문학 평론이었는데 이번에는 이상화의 문학 자료와 기록을 총집결한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상화 문학전집’은 저자의 오랜 연구와 노력 끝에 나온 책으로서 이상화 연구자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와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이상화 시전집으로 기발표된 이상화의 시에다가 이번에 추가로 발굴된 4편의 시가 포함돼 있다. 2부는 이상화 산문전집으로 1장은 문학 평론, 2장은 창작 소설, 3장은 번역 소설, 4장은 수필 및 기타 산문, 5장은 새로 발굴한 이상화 편지와 문서, 3부는 이상화 시를 바라보는 눈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이상화의 시 작품 4편을, 번역소설 1편, 수필 1편과 편짓글 24편을 새로 발굴해 실었다.

1927년 제2회 ㅇ과회(영과회)전시회에서 이육사와 함께 ‘없는 이의 손’, ‘아씨와 복숭아’, ‘예지’라는 작품을 전시했는데 앞의 두 작품은 제목만 발굴해 실었으며, 이상화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함께 ‘나의 침실로’라는 작품을 5연으로 간추린 작품을 삼천리 제7권 제1호(1935년 1월호)에 발표한 작품을 이번에 발굴한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상화 시인 스스로 마음에 차지 않았던 작품을 정갈하게 다듬어 다시 잡지에 발표한 것으로 그의 시 작품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이상화 문학전집’이 앞서 발간한 책들과 다른 점은 그간의 책들에는 없었던 이상화의 시 4편과 번역소설 및 새로 발굴한 이상화 편지와 문서들을 엮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다소 왜곡됐던 이상화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이상화 시인에 대한 평가를 크게 둘로 나눠보면, 첫째는 ‘민족시인 이상화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저항 시인으로 존경하는 시인’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술과 여자들을 끼고 있는 한량의 이미지다. 그러나 두번째의 평가는 전혀 정당한 평가가 아니다. ‘나의 침실로’는 유미적 퇴폐주의적인 작품이 아니라 성모 마리아를 통해 식민지 조국의 빼앗긴 대지에 봄이 오기를, 사랑하는 임이 이 밤이 다하기 전에 내 품으로 오기를 기원한 작품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빼앗긴 들과 성모 마리아의 하늘을 통해 조국광복을 기원한 작품으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첫 번째의 이상화를 대한민국 대표 저항 시인으로 우상화하는 것보다 두 번째의 한량의 이미지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저자 이상규 교수는 두 번째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배경을 오랫동안 연구했고 그 결과를 이 책에 할애했다.

또한 이번의 ‘이상화 문학전집’에서는 서울역사박물관에 잠자고 있는 다량의 이상화의 편지를 발굴해 소개했다. 이상화의 일본 행적과 1927년 이후 그의 족적을 읽어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상화 연구의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
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

대부분의 편지가 숙부인 소남 이일우에게 돈을 부쳐달라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부잣집 도련님 이미지와는 사뭇 거리가 있다는 점에 저자는 주목한다.

그동안 이상화 시인의 생가에 대해서는 어떤 책에도 거론이 없었는데, 이 책에는 이상화 시인의 생가를 표기함에 라일락뜨락의 사진과 함께 올바른 지번의 표기가 돼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2002년 1년 동안 이상화고택보존운동을 통해 시민의 모금으로 이상화고택의 보존을 이끈 이상규 교수는 “당시 고택보존운동에 참여한 분들의 이름과 선언문을 통판에 실어 고택에 영구 보존함으로서 국채보상운동의 시원지로서 그리고 시민문화운동으로서의 대구시민들의 자긍심을 살려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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