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최근 서울에서 열린 이차전지 특화단지 추진전략평가 발표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였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정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글로벌 산업기술 패권의 핵심으로 부상한 이차전지산업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포항시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까지 얻을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확고히 다질수 있기 때문이다.

 

2030년 양극재 연산 100만t에 매출 70조 기대… 명실상부 글로벌 배터리 허브도시

세계 최고수준 R&D 인프라·전문인력 공급 원활·글로벌 물류 인프라 등 최고 강점

“특화단지 유치로 국가적 미래 먹거리·이차전지 시장 선점·지역 균형 발전 기여할 것”

포항시는 지난 2014년 이강덕시장 취임 이후 ‘제2 영일만의 기적’을 실현할 미래 먹거리로 이차전지(배터리)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어느 도시보다 발 빠르게 생태계 육성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포항은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해 왔으나 ‘성숙기의 철강 중심 산업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 자칫 미국 피츠버그 처럼 쇠락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20여년간의 최대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포항은 미래를 안정적으로 이끌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냈다.

‘3+1(이차전지·바이오·수소+철강고도화) 신경제지도’를 승부수 전략으로 추진하면서 특히 이차전지의 역점 육성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에코프로가 신축공장 부지를 물색한다는 소식을 접한 포항시는, 이강덕 시장이 직접 기업을 방문하는 등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

이어 2019년에는 포항시가 전국 최초로 ‘배터리 규제 자유특구’ 지정에 성공했다.

‘배터리 규제 자유특구’는 혁신·전략 신사업 육성을 위한 각종 규제가 대폭 완화돼 포항의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촉진시키는 근간이 됐다.

결국 포항배터리 특구는 지역 경제 성장과 국토 균형 발전,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 받아 ‘전국 유일’ 3년 연속 우수특구로 선정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특구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2021년에는 ‘이차전지 산업 육성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가 문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이차전지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에 불을 붙였다.
 

지난 10일 ‘포항 시민의 날’ 행사에서 시민 1만여명이‘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유치’를 기원했다.  /포항시 제공
지난 10일 ‘포항 시민의 날’ 행사에서 시민 1만여명이‘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유치’를 기원했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의 이같은 노력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 2027년까지 포항에 확정된 투자액만 무려 12조 원에 달하게 됐다.

먼저 이차전지 선도기업인 에코프로는 영일만산단에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생산 수직 계열화를 위해 양극 소재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집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재 밸류체인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함께 생산하는 포스코 퓨처엠의 경우 포항에 양극재 공장을 건립중이며, 음극재 2단계 공장 추가 건립에도 나섰다.

에너지머티리얼즈(GS계열사)는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건립하고 있고 전구체 생산 글로벌 1위인 중국 CNGR도 포항에 생산 공장을 세우기로 확정했다.

이외에도 솔루엠과 미래세라텍 등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에 입주했거나 예정인 중견기업은 모두 25개사에 이른다.

이들 기업들은 배터리 원료와 리사이클링, 부품 생산 등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혁신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경쟁에서 기업 투자에 따른 성장과 R&D에서 포항이 최적지임을 대규모 기업 투자가 입증한 셈이 됐다.

포항시는 수년 동안 산 넘고 물 건넌 끝에 ‘배터리 분야 국내 최초·최고 도시’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거어쥐면서, ‘대한민국 글로벌 배터리 강국을 선도하는 도시’라는 닉네임을 얻어냈다.

한편 포항시는 앞으로 다가올 배터리 산업의 미래에 대한 준비 작업에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이차전재 시장 확대에 따른 폐배터리 재활용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고안전 보급형 배터리 상용화 기반 구축‘ 등의 신산업 인프라 기반 작업에 이미 돌입했다.

△ 포항은 ‘배터리 심장’인 양극재, 2030년 100만톤 생산 70조 매출기대.

- 포항은 이미 이차전지 핵심소재 대량 생산과 소재 공급 요충지로 급부상했다. 원소재부터 양극재, 음극재 생산까지 대량 생산시설 집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포항은 양극재 생산량 15만t을 기록하며 생산량 1위에 올랐다.

‘배터리의 심장’이라 불리는 양극재는 이차전지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며 출력,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이다.

포항시는 2030년 양극재 연산 100만톤을 점치고 있는데 그럴 경우 연매출 70조원이 추정된다.

연매출 70조원은 글로벌 양극재 수요량 605만톤의 약 16.5%를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다.

여기에다 포항의 리튬과 전구체, 음극재 등 원료·소재 생산량까지 더하면 총생산은 200만톤을 웃돌게 된다.

포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배터리 허브도시’로 대도약하게 되는 것이다 .

한편 지난해 기준 포항 지역 철강산업의 총 매출액은 35조원이었던 반면 이차전지 산업의 총매출액은 5조원이었다.

하지만 이차전지 산업의 빠른 성장성을 감안할 때 머지않아 지역 내 이차전지 매출액이 철강 매출액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항이 ‘산업의 쌀’ 철강에 이어 ‘미래 산업의 쌀’ 이차전지로 대한민국 신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는 것이다.

△ 포항은 ‘기업 집적+R&D인프라+인재 양상’ 3박자 갖춘 도시.

- 포항시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지정될 경우 핵심 인프라 구축, 인허가 간소화, 세제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글로벌 산업 패권·경제 안보 경쟁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포항시는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초격차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건실한 산업 생태계 확립’ 등 3대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포항 특화단지 지정이 국가 발전과 큰 맥을 함께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현재 포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인프라와 전문 인력 공급이 원활하고 글로벌 물류 인프라를 갖춘 점 등이 최고 장점으로 인정 받고 있다.

포항은 포스텍과 가속기연구소 등 대학과 연구소, R&D기관이 밀집해 있어 이차전지 분야 연구 및 기술 개발을 지원할 최적의 생태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포스텍을 중심으로 4개 대학과 마이스터고 2개교에서 배출하는 이차전지 전문인력은 연간 5천600명에 달하고 있다.

포항시는 맞춤형 미래 인재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 운영과 전문 연구인력 양성 투트랙 전략으로, 지역 대학부터 마이스터고까지 이어지는 산업 최적화한 인력 확보 범위를 대구·경북 대학 등지로 확대하는 중이다.

포항이 특화단지로 지정 되면 2030년 이후 7천200명에 달하는 핵심 인력을 매년 배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포항시는 ‘물류 요충지’로서 동해안 유일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과 동해선 철도, 대구-포항, 울산-포항고속도로, KTX, 포항경주공항 등 광역 물류망을 보유하고 있어 배터리 원료, 소재 수출입이 매우 수월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포항이 특화단지로 지정 되면 대구, 경주·경산, 울산 등지의 전기차 부품·소재 벨트를 연계시키면서 대구·경북의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시킨다는 폭 넒은 구상도 가지고 있다.

이는 포항의 양극재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전기차부품 산업벨트, 울산의 완성차와 연계한 클러스터를 조성해 미래차 신산업 대전환을 주도해 나간다는 복안인 것이다.
 

최근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이 포항을 방문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유치’기원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포항시 제공
최근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이 포항을 방문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유치’기원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벌였다. /포항시 제공

△ 포항시민들의 용광로보다 뜨거운 유치 열기.

- 지난해 11월 유치 구심점인 ‘경북 이차전지 혁신 거버넌스’가 포항시와 경북도,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 도내 민관산학 30개 혁신 기관이 모여 출범했다.

이어 혁신 산업 생태계 구축 및 인재 양성을 위한 기관 간 업무 협약, 국제컨퍼런스 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차전지산업의 미래 인재들인 대구·경북지역 대학생들이 포항을 방문해 현장 투어를 한 후 유치를 기원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일 ‘포항시민의 날’ 행사에서도 각계 각층의 시민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을 기원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신병 치료 중인 이강덕 시장 역시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지정을 위해 최근 국회와 중앙정부, 포항시를 오가며 광폭 행보를 펼치며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달 서울 스퀘어에서 진행된 특화단지 전략 발표 평가에도 참석, 포항 지정 당위성을 역설한데 이어 13일에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이창양 산업부 장관을 국회에서 만나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지정’을 건의했다.

특화단지 공모사업 최종 선정 결과 발표가 7월 초로 예정됨에 따라 이 시장은 향후 국회와 정부 기관을 연이어 방문, 포항이 이차전지 특화단지 최적지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으로 국가 산업화를 견인한 특별한 DNA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포항에 특화단지를 유치해 국가적 미래 먹거리뿐 아니라 경제·안보 전략 자산인 이차전지의 글로벌 시장 선점과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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