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문학동네 펴냄
황인찬 지음

지난 2012년 제31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일약 ‘문단의 아이돌’로 떠올랐던 황인찬(33) 시인의 신작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문학동네)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는 “시들이 전부 미쳤구나 싶게 근사하다”(황인숙)라는 평을 이끌어낼 만큼 탁월한 감각으로 빛나는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을 포함해 64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일상적 제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화(詩化)하는 황인찬은 우리 주변에 놓인 사물이나 사건들을 보고 섣불리 안다고 말하지 않고, 쉽사리 단정하지 않은 채, 그 모르겠는 것들에 신중하게 하나둘 이름을 부여하기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시를 써나간다. 그는 ‘이게 내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라고 말한다.‘사랑이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는 “그걸 사랑이라 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없는 저녁’)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빛의 언어로 충만한 황인찬의 시에는 명백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지 않은 역설적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사진 속에 남아 고정되고 기억 속에서 영원히 반복되는 이미지들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사랑하고 너무 좋다고 생각하며 너무 좋아하면서 언젠가 누군가와 남도의 풍경에 대해 이야기할 때 거기 정말 좋았어요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말하게 되는 그 순간에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아는 사람은 다 아는’ 중에서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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