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

당신과 나의 욕설도

무지막지한 주먹 앞에선 나약한 촛불에 지나지 않는다

분노를 훔쳐라

나는 불씨를 어금니에 물고 있는 어둠이다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다.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주는 시. 오직 작은 일에만 분개하고, 세상의 부정의에 욕설로만 대응하는 “당신과 나”에게 이 시대의 프로메테우스는 분노라는 불을 훔쳐 오라고 명한다. ‘촛불’이 아니라 폭발 일보 직전인 분노의 불씨를 어금니에 물고 있는 어둠이 우리 시대의 프로메테우스다. 그는 말한다. 마음의 깊은 곳에 분노를 품지 않는다면 인간의 삶은 개선될 수 없다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