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케빈 랠런드 지음·동아시아 펴냄

“때로는 인간종의 성공이 지능 때문이라고 설명되지만, 사실 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은 문화다.”

모든 종이 저마다 독특하나, 인간은 그중에서도 특히 독특하다. 인간은 지난 1만 년 동안 도시를 건설하고, 수억 권의 책을 집필하고, 교향곡을 작곡하고,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원자를 쪼개고, 인터넷을 발명했다. 인간은 뜨거운 열대우림부터 꽁꽁 얼어붙은 툰드라까지 말 그대로 지구를 장악했다. 그러나 동시에 소나 개 같은 가축, 쥐나 집파리 같은 공생동물, 진드기나 벌레 같은 기생동물들의 막대한 번식을 초래했다.

진화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진화생물학과 케빈 랠런드 교수는 지난 25여 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쓴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동아시아)에서 그 답이 우리의 문화 그리고 문화적 능력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를 똑똑하게 만든 것이 바로 문화이며,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분 짓는 데 동원되는 언어, 협력, 초사회성과 같은 우리의 다른 특징들 역시 문화적 능력의 결과라고 답한다.

저자는 책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지적 능력을 갖추게 된 이유로 누진적인 문화의 발전을 든다. 여기서 문화란 공유되고 학습되는 지식의 광범위한 축적과 시간에 따른 기술의 끊임없는 개선을 의미한다. 지능도 어느 정도 성공과 관련이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우리의 통찰력과 지식을 한데 모으고 각자의 해결책 위로 새로운 해결책을 누적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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