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우

알싸한 동백꽃 향수를 뿌린 임원

그 곁에 놓인 야구 배트

회의 중 그는 방망이를 휘둘렀다

야구공을 던지고 받아내던

김과장이 우울증 약을 먹기 시작했고

퍽Fuck! 실적을 맞추지 못한

이민 이세대 이차장은 갓댐잇, 미국으로 돌아갔다

매 맞고 매질하고 돌아온 봄밤

식은땀에 베개와 침대가

흠뻑 젖어 잠을 깨면

아직 살아있음을 깨닫는

알싸한 동백꽃 산중

길 잃어 샛노래진 나를

당신은 착한 사람이라 불렀다

“동백꽃 향수를 뿌린” 임원이 직원들에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저 반인권적 상황은 지금도 모습만 달리한 채 지속되고 있지는 않은지. 어떤 직원은 우울증 약을 먹어야 했고 어떤 직원은 그만두어야 했던 상황. 직장은 죽느냐 사느냐가 문제인 곳, 시인은 그런 직장을 다니며 식은땀을 흘리며 잠을 설쳐야 했다. 그런데 세상이 얘기하는 ‘착한 사람’이란. “길 잃어 샛노래진” 얼굴로 살아야 하는 직장인을 지칭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