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덕룡
들고양이가 어린 새끼의 몸을
구석구석 핥고 있다
막 자라나기 시작한 발톱과 순한 눈빛
봄날의 새싹 같은 두 귀가
혀 닿을 때마다
날카롭고 깊고 민감해진다
홀로 설 수 있게
물러서지 않고 적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여린 몸을 무기로 벼리는 중이다
불꽃보다 뜨거운
연분홍의 작고 부드러운 혀
갓 태어난 고양이 새끼를 보면, 위의 시가 말해주듯 정말 앙증맞고 귀엽다. 그 “순한 눈빛”과 “새싹 같은 두 귀”를 보라. 하나 시인은 이러한 인상의 표명에 그치지 않는다. 저 어린 새끼는 들고양이의 자식, “홀로 설 수” 없으면 죽을 운명이다. 그래서 엄마 고양이가 새끼를 핥는 행위는 “여린 몸을 무기로 벼리는” 일, “날카롭고 깊고 민감해”지는 양태를 보인다. 하여 들고양이의 그 혀는 “불꽃보다 뜨”겁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