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성
늘 걷는 산책로 옆에 새가 엎드려 있다
설마 알을 품는 건 아니겠지, 죽은 새일까
들춰보니 구더기와 풍뎅이들이 우글거린다
그가 안간힘으로 품어낸 아수라,
속으로부터 썩어들어가며
먹여 살린 우주,
스스로 무덤이 된
안으로부터의 부활 (부분)
“스스로 무덤이” 돼 벌레들이 살 수 있는 우주를 마련해줄 때, 죽음은 “속으로부터 썩어들어가며” “안으로부터의 부활”을 이루어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우주는 죽음과 부활을 통해 갱신된다. 모든 죽음이 부활하는 것은 아니다. 부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른 존재자들을 위해 죽은 자신을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 즉, 죽음을 통해 사랑을 실현할 때 부활은 이루어진다. 이 사랑이 바로 ‘신의 사랑’일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