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안실련-산림청 정면 충돌
안실련 “선충 박멸 못하고 확산”
산림청 “피해 나무 정확한 수치”

대구 한 시민단체가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병 대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시민단체의 주장을 조목조목 정면으로 반박했다.

14일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통계를 축소, 은폐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선충병이란 소나무재선충을 보유한 매개충인 솔수염·북방수염하늘소가 신초를 후식할 때 소나무재선충이 나무 조직 내부로 침입, 빠르게 증식해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방해하며 나무를 시들어 말라 죽게 하는 병이다.

앞서 산림청은 2023년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를 지난해 38만 그루보다 약 2배 많은 78만 그루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구안실련에 따르면 현장 산림기술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실제 피해는 대구·경북 110만, 경남·울산 72만, 기타지역 3∼40만으로 산림청 피해 발표보다 3배 많은 220여만 그루로 추정됐다.

특히 대구·경북 등 지역의 지자체는 감염목 집계시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벌목된 나무의 30% 이하만 감염목으로 집계하고 나머지 70%는 기타 고사목으로 분류해 방제 활동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 1월 대구안실련이 재선충 감염피해로 조사한 현장의 감염 피해목 10 그루 표본을 확인한 결과 전원 피해 고사목인데도 불구하고 기타 고사목으로 분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산림청은 “재선충 감염 추정 소나무는 78만 그루지만, 방재 대상목은 감염, 감염우려, 매개충 산란 나무를 포함해 모두 185만 그루”라며 “피해지역 진단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수치”라고 반박했다.

또한, 대구안실련은 소나무재선충 방제 약품인 ‘아바멕틴’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활동을 일시 중단시킬 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선충을 박멸하지 못해 수십년 째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안실련 측은 “산림청이 수간주사와 훈증, 항공방제를 통해 살충제를 투여하면서 하늘소와 경쟁관계에 있는 곤충을 모두 죽이면서 하늘소만 확산되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아바멕틴은 선충을 박멸하기 위한 나무주사용 살충제로 2000년대부터 사용하고 있다”며 “검증과정을 거쳐 농촌진흥청에 등록된 약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구안실련은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연구원에서 친환경 천적방제를 3년간 시범 연구조사해 83%의 회복을 입증했지만, 산림청이 이에 대한 적용검토 및 공개 검증 요구를 묵살한 점도 비판했다.

현재 산림청은 유기농자재로 공시품질 인정된 제품을 소나무재선충 방제약품 선정 기준으로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나무재선충 방제지침을 농약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약제(농약)로 한정해 친환경 유기농 방제약제를 원천적으로 사용치 못하도록 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친환경방제 적용을 위해 천적곰팡이와 미생물 유도저항성물질에 대한 효과성을 한려해상국립공원인 경상남도 화도에서 검증한 결과 1년 차 생존율 89%, 2년 차 68%, 3년 차 56%로 감소했다. 또 경주 남산 국립공원의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의심목 33본 중 29본(87.8%)이, 재선충 감염 확인목 12본 중 10본(83%)이 건강목으로 회복됐지만 산림청은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산림청은 “곰팡이는 10년 넘게 제기된 방식이지만 방제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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