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이자부담 33만원 증가 따라
영끌 2030·빚 투족 신용위기 우려
주택구입 예정자도 싼금리로 발품
일부 대출자들 한은 성토…발 동동
연금 의존 은퇴자들은 상대적 수혜

한국은행이 13일 치솟는 물가를 잡는다며 기준금리를 사상처음으로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주택구입 등을 위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한 달 반 만에 1.75%포인트에서 2.25%포인트로 껑충뛰었다. 올해 3월말까지만 해도 기준금리가 1.25%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반만에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른셈이다.

금융권에 돈을 빌려 쓰고 있는 일반인들은 14일 당장 금리 연쇄인상으로 늘어날 대출 이자부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한은의 이번 대폭적인 금리 인상으로 1인당 이자부담은 33만원 늘어나게 된다고 한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더 오른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금통위 직후 “시장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2.75~3.0%까지 기대하고 있는 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올해 남은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인상되면서 연말 기준금리가 3%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융권의 대출 금리는 더 오르게 되고 4~6%대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도 7%선을 넘게 되며 신용 대출 금리도 올해 안에 8%대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끌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2030세대나 빚을 내 주식이나 코인 등에 투자한 ‘빚투족’은 늘어난 이자부담에 심각한 신용위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구입 예정자들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당장 다음달 대출을 통해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 사람들은 이자가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아 발품을 팔고 나서게 됐다.

한은이 이처럼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자 일부 대출자들은 한은을 성토하고 나섰다.

A씨(58·포항시 남구)는 “그 많은 월급을 받으면서 고작 하는 일이 미국 따라 금리 올리는 게 전부냐”며 “미국과 한국은 상황이 다른데 금리 올린다고 물가가 잡히겠느냐”고 힐난했다. B씨(49·대구시 수성구)도 “금리가 오르면 빚 갚느라 소비가 줄고 그로 인해 오히려 경기침체가 불 보듯 뻔 한데 결국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 될 것”이라며 한은의 빅스텝(대폭적인 금리인상)을 강하게 비난했다.

반대로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연금 등에 의존하는 은퇴자나 현금 보유가 많은 사람들은 예금 금리인상으로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게 됐다.

금리가 너무 낮아 예금을 꺼리던 일반인들은 기준 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도 큰 폭으로 따라 오르자 은행에 돈을 갖다 맡기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주식 등 위험 자산에서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머니무브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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