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서민 울리는 범죄 대처 시급”
‘루나·테라 코인사태’ 1호 가능성
라임·옵티머스 수사재개 전망도

한동훈 법무장관 취임 직후 검찰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정치권이 검찰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단 하루만인 18일 서울남부지검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검찰의‘금융ㆍ증권범죄 합동수사단’ 부활 소식을 알렸기 때문이다. 증권범죄합수단 부활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1월 검찰 직접 수사 부서 축소 방침에 따라 폐지된 지 2년 4개월여 만이다.

1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야당의 집중 난타가 벌어진 것도 검찰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 지에 대한 신경전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위해 예결위원들이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질의하는 자리였지만, 앞서 민주당과 ‘검수완박’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한 장관에게 질문이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어쩌면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과 똑같이 개인적인 인연에 의한 인사, 특수부 출신 인사, 전(前) 정권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들에 대한 인사위주로 이뤄졌고”라며 “(법무연수원 티오를) 늘려서 자기의 뜻에 안 맞는 검사들을 이렇게 한직으로 몰아넣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범죄합수단을 발족한 검찰이 첫 타깃으로 어디를 정조준할지 관심거리다. 한 장관이 지난 17일 취임사에서 합수단 출범 이유에 대해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피해자가 많은 경제범죄가 1호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루나· 테라 코인 사태가 합수단의 1호 수사 대상으로 유력하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기준으로 루나 이용자는 28만명이고, 이들이 700억개 정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때 10만원에 달했던 루나 코인이 휴지조각으로 폭락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진상 조사가 재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루나 코인의 피해자와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야당이 우려하는 ‘정치보복’이 아니라, 서민을 울린 경제범죄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합수단은 사건 피해자만 1천여명에 이르는 라임·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수사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다. 합수단을 부활시킨 진짜 목적이 라임 옵티머스 사태때문이란 얘기가 많다. 라임 옵티머스사태에 정치인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왔고,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이 “합수단 폐지로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제대로 수사되지 않는다”며 특검까지 제안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라임과 옵티머스를 잘 캐면, 문재인 정권의 핵심 관련자들이 줄줄이 얽혀 나올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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