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구성 걱정 끼쳐 송구”
본격 선거전 앞서 다짐 밝혀
이준석 대표와 첫 합동 유세
내홍 일단락… 불씨는 남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커플 후드티를 입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원톱’을 강조하던 국민의힘 내홍이 봉합된 것일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5일 “내일(6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이준석 두 분 상임선대위원장, 동지들과 함께 단합된 힘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6일 선대위 출범식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봉합됐음을 알리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겠다는 의미다. 윤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해서 하나 돼 다시 시작하겠다”며 이 같이 전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당원과 국민께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송구스러운 마음에 고민을 거듭한 시간이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저는 얼마든지 더 큰 어려움도 감내할 수 있다.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때는 추진하지만,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것, 그것이 저의 리더십”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첫 출마선언에서도 밝혔듯 아홉 가지가 다르더라도 나머지 한 개, 즉 정권교체에 대한 뜻만 같다면 함께 간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왔다”며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말한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말을 믿는다. 사람들이 모두 안 될 것 같다고 하는 일을 대화를 통해 해내는 것이 정치고, 그것이 정치의 매력”이라고 했다. 그는 “더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며 “어제 부산에서 시작했다. 부산부터 시작해서 국민의 뜻을 타고 북상하겠다. 내년 3월 9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준석 패싱’을 우회적으로 알리며 사실상의 당무 거부에 나섰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3일 울주군 식당에서 윤석열 후보와 만찬을 갖고 갈등을 봉합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주로 윤 후보가 이 대표의 불만을 들었고, 다수의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갈등 봉합’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도 있었다. 지난 4일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부산 서면 일대에서 첫 합동 유세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본격적인 90일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며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고, 이 대표는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리고 젊은 세대가 나서는 정책 행보를 우리 당 선거전략의 으뜸으로 하겠다”고 했다.

소위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울주 회동’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소식도 나왔다. 앞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선대위’ 참여를 거부했었다.

이와 관련, 김 전 비대위원장은 5일 저녁 국민의힘에 합류했었던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과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6일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막판 인사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홍’이 완전하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보기에는 무리수다. 대선이 3개월 이상 남은 만큼, ‘메머드 선대위’ 내부에서 언제든지 잡음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독불장군식 ‘원톱 선대위’를 강조하던 윤 후보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참견(?)’을 인내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주말 국민의힘 갈등 봉합은 윤석열 후보의 대대적인 양보로 이뤄진 만큼, 차후 ‘윤석열 몽니’ 또는 ‘김종인 몽니’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했던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에서 한 네티즌의 질문에 “선대위가 2중 구조로 가면 안 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밤 윤 후보와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도 홍 의원으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선대위 슬림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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