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들, 경북도의회 애매한 입장에 갈수록 분위기 험악
릴레이 규탄 시위 등… 도, 추석전후 건의서 정부에 제출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 관계자가 15일 경북도청에서 사흘째 ‘경북도의회 규탄’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군위] 군위군의 대구 편입과 관련 경북도의 애매한 결론에 군민들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이하 군위군추진위)는 15일 경북도청에서 사흘째 ‘경북도의회 규탄’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경북도의회가 지난 2일 군위군 대구 편입에 대한 의견 청취 과정에서 지난해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것과 다르게 찬성, 반대 모두 부결시키는 등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군위군추진위는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은 경북도의회는 군위군민에게 사죄하고, 경북도지사는 도의회의 무책임한 행동에 책임지고 연내 반드시 군위의 대구 편입을 마무리 지으라”고 촉구했다.

군위군 군위톨게이트를 통과해 군위군청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여러 장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대구·경북은 대구편입 언제까지 말만 할 건가’, ‘대구 편입 입장 바꾼 도의원은 군위군민에게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너희가 하자해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냐’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군민들은 “대구공항 이전 부지를 못 정해 상황이 급박하던 지난해 7월 경북도의원의 약 88%에 해당하는 53명이 편입안에 동의한다고 서명하더니 이제 와서 말을 바꿀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군위군의회도 성명을 내고 “대구 편입이 포함된 공동합의문은 군위군이 (신공항) 공동후보지를 유치 신청하는 조건이었다”며 “약속을 저버린 경북도의회는 군위군민과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사과와 함께 군위군 대구시 편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입장문을 통해 “올해 안에 대구편입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안전부에 관할구역 변경 건의서를 제출하면 정부에서 다시 주민투표나 경북도의회 의견 재청취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석 전후로 ‘군위군 대구편입을 위한 경북도의 관할구역 변경 건의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어 “행정구역 변경 관련 행안부 검토 과정이 통상 3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올해 안에 편입 절차를 마치기가 빠듯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구시는 두 달 전쯤 대구시장 명의의 관할구역 변경 건의서를 제출했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늦어지면 당초 약속한 인센티브 사업들을 비롯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 추진이 늦어져 대구·경북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북도의회는 지난 2일 오전 제3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경북도 관할구역 변경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했다. 군위 대구 편입 찬성안은 재적의원 59명 중 57명이 투표한 결과 채택 28표, 불채택 29표로 나와 부결됐다. 대구 편입 반대안 역시 57명이 투표한 결과 채택 24표, 불채택 33표로 나와 부결됐다. 경북도의회는 군위군의 대구 편입에 대해 ‘무의견’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김현묵기자 muk4569@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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