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축조 전부터 천연 망루 역할
대구시 전경·영남대로 산세 등
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전망 탁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된 ‘칠곡 가산바위’. /칠곡군 제공

대구 산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칠곡 가산바위’가 명승지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최고 높이 902m인 칠곡군 가산면 가산에 솟은 칠곡 가산바위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칠곡 가산바위는 대구시 전경은 물론 영남 지역과 서울을 잇는 옛길인 영남대로 주변 산세를 굽어볼 수 있는 곳으로, 조선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가산에 산성을 축조하기 전부터 천연 망루 역할을 한 곳이다. 17세기에 산성을 쌓을 때 이 바위를 이어 성을 쌓았기 때문에 지금도 가장 높은 망루다.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이 평평한 반석 형태로 돌출돼 있으며, 정상부 넓이는 약 270㎡이다. 넓고 평탄한 층리(層理, 암석층에 따라 생기는 결)는 국내에 많은 화강암에서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알려졌다.

가산바위에는 통일신라시대 고승인 도선에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도선이 바위 가운데에 있는 큰 구멍에 쇠로 만든 소와 말 형상을 넣어 지기(地氣, 땅의 정기)를 눌렀는데, 조선시대 관찰사 이명웅이 성을 만들 때 없앴다고 한다.

조선시대 후기에 펴낸 읍지인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가산바위에서 내려다보는 탁월한 전망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1899년 간행된 ‘칠곡부읍지’는 가산바위를 “칠곡의 3대 형승(形勝, 지세나 풍경이 뛰어난 곳)으로 바위 크기가 천여 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어 사방 경관과 봉우리와 별들이 펼쳐져 있다”고 묘사했다.

가산바위는 지난 2019년 방송된 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칠곡 가산바위의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칠곡/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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