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인구 ‘50만 붕괴’ 막아라
(3) 대도시들의 인구 유입 정책은?

시흥시 배곧신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인 서울대학교 시흥국제캠퍼스 전경. 시흥시는 기존 군자지구를 서울대 캠퍼스 조성과 함께 교육도시로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강습소, 학교, 학원 등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배곧’으로 바꿨다. /시흥시 제공
시흥시 배곧신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인 서울대학교 시흥국제캠퍼스 전경. 시흥시는 기존 군자지구를 서울대 캠퍼스 조성과 함께 교육도시로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강습소, 학교, 학원 등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배곧’으로 바꿨다. /시흥시 제공

◇시흥시의 도시개발사업, 전국 17번째 대도시를 만들다

인구 50만명을 넘어서면서 전국에서 17번째 대도시 타이틀을 달게 된 시흥시의 올해 4월 기준 인구 수는 51만98명이다. 그러나 1989년 1월 1일 시로 승격한 시흥시의 당시 인구는 9만3천284명에 불과했다. 도농복합도시였던 시흥시에 30년 동안 무려 40만명의 인구가 몰렸다.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시흥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의 위성도시인 시흥시는 지리적으로 북쪽에는 부천시와 광명시가 있고, 서쪽에 인천광역시, 동쪽에는 과천시가 있다. 남쪽으로는 안산시와 의왕시까지. 서해와 붙어 있긴 하지만 위치만 놓고 봤을 때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이 도시에 사람들이 계속해서 몰린다.

2015년부터 7년 동안 시흥시의 인구는 증가세다.

오래전 경인공업지대에 포함되면서 꾸준히 성장한 시흥시의 인구는 2010년 40만명선을 돌파한 이후 정체기를 맞이한다. 오름세였던 그래프가 꺾이면서 2011년 들어 다시 39만명으로 내려앉게 되고, 조금씩 시흥시의 인구는 줄어든다. 연 2천∼3천명 수준으로 감소세는 크지 않았으나, 무엇보다 상승곡선이 멈춘 데 더해 하향선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도시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시흥시의 선택은 도시개발사업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당시 시흥시는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최대 규모의 직영도시개발사업을 시작한다.

1998년 공유수면 매립 이후 개발이 멈춰버린 군자지구에 2006년 공영개발사업을 통해 얻은 개발이익 700억원을 투자, 신도시 조성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2012년 배곧신도시로 명칭을 확정한다.

 

노후 산업단지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시흥시가 시화국가산단 내에 4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산업단지의 미래 구상도. /시흥시 제공
노후 산업단지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시흥시가 시화국가산단 내에 4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산업단지의 미래 구상도. /시흥시 제공

같은해 이곳에 서울대학교 시흥국제캠퍼스 조성안이 구체화되면서 배곧신도시 조성사업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신도시 내 대단위 아파트들의 러브콜이 물밀듯이 몰려들게 되고, 2015년부터 하나씩 입주하게 되면서 침체 위기에 처했던 도시는 이때를 기점으로 다시 부흥기를 맞는다.

추가로 장현, 목감, 은계지구 등 오래전부터 계획됐던 택지개발사업 역시 탄력을 받게 되고, 감소세였던 시흥시의 인구 수는 2016년 40만명선을 재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2만∼3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곧신도시 내 배곧지구가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1조6천억원의 예산 투입이 결정됐다. 오는 2027년까지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 800병상 규모의 배곧서울대병원 등 글로벌 교육·의료 복합클러스터와 연면적 약 4만5천㎡ 규모의 데이터센터, 영상 인공지능(AI)센터, 7개 대학과 8개 기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유수 기업들이 참여하는 육·해·공 무인이동체 연구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도시개발과 택지지구개발 등을 통해 도시를 부흥시킨 시흥시의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시흥시 ‘배곧신도시’ 조성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로

침체위기 도시 다시 부흥

‘택지개발사업’ 등도 탄력

‘직주근접도시’ 화성시

굵직한 대기업·中企 둥지

업종도 국한되지 않고 다양

산업단지 등도 다수 조성

화성시가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역산업을 이끌기 위해 전액 출자한 비영리재단법인 화성산업진흥원이 지난 3월 30일 개원했다.  /화성시 제공
화성시가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역산업을 이끌기 위해 전액 출자한 비영리재단법인 화성산업진흥원이 지난 3월 30일 개원했다. /화성시 제공

◇기업 유치의 힘, 화성시

화성시는 전국 도시 중 가장 많이 인구가 몰리는 곳이자,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구증가율 전국 1위(2019년 기준)에 순이동인구 전국 1위(2020년 11월 기준), 평균 연령은 전국 2위(2020년 12월 기준 화성시 37.4세, 전국 43.2세)다. 출산율도 1이 넘고, 재정자립도 역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1∼2위를 다툰다. 경기도 내 28개 시와 3개 군 가운데서도 단연 으뜸이다.

2021년 4월 기준 86만4천687명으로,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화성시의 인구는 2000년 이후부터 급격하게 증가했다. 10년간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도시가 화성시다. 이는 서울 등 수도권의 다른 도시로부터 동탄신도시 등으로 인구가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도 내 다른 서울시의 위성도시들처럼, 화성시의 인구 유입 이유 역시 신도시개발로 인한 도시의 성장이 가장 크다는 데 토를 달 인물은 없다.

화성시는 그러나 경기도 내 수많은 다른 베드타운(침상도시)들과는 다르다. 화성시는 ‘직장과 주거공간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의미의 직주근접도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화성시민이 아니라, 화성시에 적을 두고, 화성시 안에 있는 기업에 다니는 자급자족의 도시가 바로 화성시다.

30개의 대기업과 478개의 중소기업, 7천720개의 소기업이 화성시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 기업 종업원 수만 합해도 17만명이 넘는다. 반도체, 기계금속, 화학, 전기전자, 목재제지, 섬유피혁, 비금속광물 등 업종도 국한돼 있지 않고 다양하다. 흔히 아는 삼성전자·LED·중공업, 기아자동차, LG전자 공장부터 한미약품, 대웅제약과 같은 유명 제약회사도 즐비하다. 동방·동탄·발안 등 10여 곳이 넘는 일반산업단지와 동탄도시 첨단산업단지, 아산 국가산업단지 등도 조성돼 있어 화성시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예시도. /화성시 제공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 예시도. /화성시 제공

굵직한 기업들이 둥지를 튼 도시는 자동으로 노동 인구가 유입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청년층의 증가다. 화성시는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전국 226곳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20∼30대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도시다. 이 기간에 화성시에는 7만5천365명의 청년들이 들어왔다. 젊은이들에게 화성시가 여러 의미에서 매력적인 도시라는 의미다. 상업시설(오피스·상가·숙박시설)의 공실률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과 소비 모든 부분에서 화성시는 순환적 구조가 이미 잘 갖추어져 있는 셈이다.

최근 화성시는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관광도시로의 변모도 꾀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4조6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화성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약 70조원의 경제유발효과와 함께 1만5천명의 직접고용, 11만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화성시가 직접고용인력의 50% 이상을 화성시민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협약을 맺으면서 화성시로 향하는 청년들의 러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