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들이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거 당권도전에 나섰지만 대구·경북(TK) 의원들은 방관모드에 들어갔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최고위원 선거에 적극 나서는 의원도 없다. ‘영남당’ 논란에 대해서도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어 수도권 일부 의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영남당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 TK 의원 중에는 당 지도부 선거에 주 의원 외에는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 재선급 이상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됐던 의원들도 모두 출마를 접었다. 3선의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을 비롯해 추경호(대구 달성)·김정재(포항 북) 의원은 전당대회 준비위 또는 선대위 부위원장과 선대위원으로 차출됨에 따라 사실상 출마가 불가능하다. 3선의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도 최고위원 출마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은 차기 경북도당위원장을 노리고 있고, 현재 경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만희(영천·청도) 의원과 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 역시 최고위원 도전 의사가 없다.

이 지역 정치권이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영남당 이미지를 지우려는 당내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지만, 큰 실익이 없다는 손익계산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지도부는 대선승패와 직결되는 상황이어서 구태여 몇 개월짜리 최고위원에 정치생명을 걸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웅 의원에 이어 초선의원들이 대거 당권 도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당에 활력을 주고 있다. 경제전문가인 윤희숙(서울 서초갑) 의원은 “당의 쇄신을 위해 초선들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변분들의 권유에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이라고 했다. MBC앵커와 이명박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경기 분당갑) 의원도 출마를 검토중이다. 이처럼 수도권 초선의원들도 대거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마당에 국민의힘 지지기반인 TK출신 의원들이 대부분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