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도축장 권역별 이용 규제
북부권 등 시설 과부하 상황
출하 못 맞춰 금전적 손해도

경북도가 강원도 영월의 흑돼지 농가에서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산을 방지하겠다며 경북북부지역 양돈농가에 권역별 도축장 이용을 규제하자 지역 양돈 농가들이 도축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도는 지난 4일 강원도 영월의 흑돼지 농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발생함에 따라 경북도는 강원도 전역에 대해 돼지 및 분뇨의 반·출입을 금지하는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긴급 시행했다.

도는 강원도와 인접한 북부권역 10개 시·군(안동·영주·상주·문경·의성·청송·영덕·예천·봉화·울진)에 대해 2주간 살아있는 돼지 및 분뇨의 권역 내·외 이동 금지와 권역 내 이동 시 농가당 10두 이상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 때문에 경북북부권의 일부 양돈 농가들이 지역 도축시설 부족에 따른 도축 물량 확보가 어렵다며 권역별 도축장 이용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경북은 북부권역과 남부권역으로 나눠 도축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권역별 규제가 이뤄지면 돼지 출하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군위군(남부권역)의 도축장을 이용하던 예천군의 일부 양돈농가는 권역별 규제로 영주, 안동에 있는 도축장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도축 물량에 비례해 수용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도축을 제한하고 있어 제때 도축을 하지 못하는 피해를 발생하고 있다.

안동과 영주의 도축장은 평소에도 도축 물량이 그렇게 많지 않은 도축장인데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으로 인해 타 시·도 및 남부 권역 등의 도축장 이용 규제로 북부지역 10개 시·군의 도축 물량이 몰리면서 과부하 상태이다.

예천의 양돈농가 김모씨는 “평소 115~120㎏때 출하가 적정기준으로 최고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데 권역제한으로 출하시기를 맞추기가 어렵게 됐다. 도축 시기를 10일 넘기면 돼지 체중이 10㎏ 정도 늘어나 고기질이 떨어져 육가공에서 마리당 5만 원씩 금액을 낮춰 주기 떄문에 막대한 손해를 본다”고 하소연 했다.

양돈협회 이상희 예천지부장은 “현재 도축장을 북부권역, 남부권역으로 나누어 도축을 하도록 돼있어 축산농가에서 불편이 가중되는가 하면 이로 인해 돼지 출하시기가 늦어져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천군에는 축산농가 26호에서 5만8천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매일 200~300두를 도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당장 이번 주 긴급히 출하를 해야 하는 농장을 대상으로 오는 주말을 이용해 많은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군위 도축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회신을 받는 대로 북부권 시·군에 알려 양돈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역별 이동제한은 다음 주 화요일(5월 18일)까지로 그 동안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전파가 없으면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돈 농가에서는 방역수칙 등을 잘 지켜 하루 빨리 권역별 이동제한 해제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정안진·피현진기자

    정안진·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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